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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붉은 함성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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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붉은 함성의 아침

입력
2014.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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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와 이른 시간 탓 회사 대강당서 동료들과 대형 스크린의 극장서... 실내 응원 많아질 듯

한국과 러시아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거리 응원전이 펼쳐질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바람개비 800개로 만든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대형 태극기가 설치돼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sdlee@hk.co.kr
한국과 러시아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거리 응원전이 펼쳐질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바람개비 800개로 만든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대형 태극기가 설치돼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sdlee@hk.co.kr

서울 이태원의 러시안 레스토랑 에르미타주는 18일 영업개시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전 6시30분으로 대폭 당겼다. 오전 7시 한국과 러시아가 맞붙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위한 것이다. 17일 오후 7시까지 이미 60석이 예약됐다. 막심 한(38) 사장은 “단골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응원 열기가 대단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기면 한국인 손님들에게 위로주로 보드카 한 잔씩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4년 만에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일 결전의 날이 밝았다. 첫 경기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대한민국은 또다시 들썩일 것이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대동(大同)의 물결에는 너와 내가 따로일 수 없다. 이번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토해내는 열두 번째 전사들의 힘찬 함성이 축구 국가대표팀과 함께 한다. 다만 세월호 참사와 아침 시간대임을 감안해 거리 응원보다 실내 응원이 주가 될 전망이다.

거리 응원의 메카 서울광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광화문에 자리를 내줬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데다 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돼 있어 인근 광화문광장에서 2만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비교적 조용한 응원을 예고하고 있다.

응원 주최 측인 붉은악마도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부대행사를 모두 없애고, 광화문과 부산 해운대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적은 대형 천을 펼치는 정도로 식전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손형오 붉은악마 미디어팀장은 17일 “월드컵이 국가적 축제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추모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며 “홈페이지에 심한 노출을 자제할 것을 공지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서울 거리 응원의 양대 축인 강남 영동대로에서도 가수 싸이를 비롯, 3만명이 운집해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독려한다. 경찰은 안전한 응원을 유도하기 위해 이날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후 2시까지 코엑스 앞 영동대교 방향 7개 차로를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10만2,200명이 거리 응원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첫 한국팀 경기 때 각각 100만명, 125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과 비교하면 엄숙한 사회 분위기로 응원규모가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이번 월드컵은 실내 응원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W기업에 다니는 김학수(30)씨는 “회사에서 400명 수용 가능한 대강당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샌드위치를 아침 식사로 제공해 줘 많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GV신촌아트레온은 애초 한 1개관만 경기 관전용으로 개방할 계획이었으나 수요가 많아 6개관으로 확대했다. 극장 관계자는 “예매율이 95%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LF(옛 엘지패션)는 다양한 경품을 구비해 놓고 전 직원이 회사에 모여 러시아전을 단체 관람한 뒤 곧이어 월례세미나를 진행하기로 했다. 마사회처럼 교통 혼잡을 우려해 아예 출근 시간(오전 10시)을 늦춰 준 회사도 있다.

달라진 응원 문화는 대학가에서도 감지된다. 월드컵에서 ‘캠퍼스 응원’을 빼놓을 수 없지만 러시아전이 기말고사 기간과도 겹쳐 각 대학 총학생회는 별다른 이벤트를 마련하지 않았다. 동국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본관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지만 조직적인 응원을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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