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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도 과일도... 밥상 점령한 외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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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도 과일도... 밥상 점령한 외국산

입력
2014.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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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안 잡혀 값 껑충

마트 수산물 절반이 수입산

삼겹살·과일 수입도 늘어

국산 농수산물 설 땅 좁아져

서울 아현동에 사는 주부 황 모(37)씨는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살 때 원산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예전에는 당연히 국산으로 여겼던 갈치, 고등어, 삼겹살 등의 원산지가 요즘은 워낙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황씨는 “예전에는 수입 농ㆍ수ㆍ축산물 구입을 꺼렸는데 요즘은 국산보다 많이 싸다보니 구입하게 된다”며 “체리, 망고 등 국내에서 나지 않는 수입과일도 자주 산다”고 말했다.

수입산 농·수·축산물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한 끼 식사를 차릴 때 100% 국산 상품으로만 차리기 어려워진 지 오래됐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입산 상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데다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져 수입 식품 비중이 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이마트의 수입산 수산물 판매비중은 44.8%, 롯데마트(5월말 기준)는 45.8%다. 수산물 수입 국가도 늘어 이마트는 60여개국, 롯데마트는 30여개국에서 수산물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 상품기획자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잡히지 않는 수산물을 주로 수입했는데 최근에는 국내 수산물 어획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대체 수입 수산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입산 수산물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수년간 이상기온으로 고등어, 갈치 등 국산 생선의 어획량이 감소해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롯데마트에서는 갈치 매출 중 수입 갈치 비중이 51.6%를 차지하면서 국산 갈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내 갈치 어획량이 2010년 5만9,242톤에서 지난해 2만7,099톤으로 20% 가량 감소하면서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국내산 제주갈치(550g)는 1만9,800원이지만 같은 양의 세네갈 갈치는 8,000원 안팎이다.

고등어는 국산, 노르웨이산 할 것 없이 가격이 오르면서 대형마트에 아일랜드산, 영국산까지 등장했다. 국산 고등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올랐고, 대체제로 부상했던 노르웨이산 마저 수입관세 10% 철폐가 사라진 뒤 산지 어획량까지 20% 줄면서 가격이 30%정도 올랐다.

홈플러스는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원양선사 직거래를 통해 아르헨티나 포틀랜드 해역에서 어획한 오징어(250g내외, 냉동)를 1,000원에 판다. 생물 오징어는 4,5월 금어기였고 이달부터 어획이 시작됐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현재 소매시장 생물 오징어 평균가격은 2,533원, 냉동은 2,140원 수준이다. 이동우 국립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장은 “금어기나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많이 오를 때 수입산이 들어오면 물가조정과 함께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하지만 갈치 등 일부 수산물은 수입산이 늘어날 경우 어촌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겹살도 최근 국산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5월까지 롯데마트의 국산 삼겹살 매출은 전년보다 4.6%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은 3.5배 늘었다. 수입 과일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마트 과일 매출의 41.3%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수입산 과일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고 미국, 칠레와 FTA를 맺으면서 관세가 낮아져 각종 과일이 싼 값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비중이 높아져도 완벽한 대체제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수입산의 저가 공세가 확대되면 국산 농수산물의 소비감소, 가격폭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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