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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좌장의 입장변화에 靑과 교감설·후임 추천설까지 나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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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좌장의 입장변화에 靑과 교감설·후임 추천설까지 나돌기도

입력
2014.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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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신일 뿐" 해명에도

낙마 기정사실화 분위기

당 지도부 일단 엄호 행보

이완구-초선 회동 험악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창성동별관으로 출근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창성동별관으로 출근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7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창성동별관 앞에서 열린 '친일망언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 철회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7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창성동별관 앞에서 열린 '친일망언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 철회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손을 놓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도부는 지금까지 인사청문회를 개최한 뒤 여론의 추이에 따라 본회의 표결까지 밀어붙인다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낙마 쪽으로 많이 기운 모양새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까지 나서 자진사퇴를 주장하고 후임 총리 추천 얘기까지 흘러나오자 더 이상 끌고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청와대도 발 빼는 것 아니냐”

이날 당내 기류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온 계기는 서 의원의 입장 변화다. 서 의원은 전날까지 “인사청문회는 진행한 뒤 평가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지만,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상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방향을 틀었다. 서 의원의 주장이 알려지자 당 안팎에서는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나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술렁거렸다. 서 의원 측에서는 청와대와의 교감설을 부인하면서 일반 여론을 수렴한 개인 소신이라고 밝혔지만, 친박 좌장이라는 점에서 서 의원 발언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여기에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제출까지 연기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내에서는 “청와대도 결국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급속히 돌았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서 의원 발언과 관련, “우리 스스로 내부 논의를 촉발시키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혀 기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발 총리 추천설까지 나돌았다. 서 의원 발언 직후 한 친박계 의원은 “오늘 오전에 청와대쪽에서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서 의원도 당연히 (청와대의)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입장을 밝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사실상 문 후보자의 낙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한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도 전날부터 “알아서 (문 후보자가) 거취를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혀 사실상 문 후보자 카드를 포기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도부 설득에도 곳곳서 반발

하지만 당 지도부는 ‘문창극 엄호’를 주장하며 야당을 향해 각을 세우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적정 여부를 가리는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국회의 책임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인사청문회 고수 분위기를 재확인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김대중정부 시절 장상, 장대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잇따라 낙마한 사례를 들며 “당시 국회는 인사청문회도 하고 본회의 표결을 거쳤다. 이것이 의회 민주주의이고 의회의 기본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일부 초선 의원 모임인 ‘초정회’ 소속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도 당 비례대표 의원 모임인 ‘약지회’와 조찬회동을 갖고 여론 단속에 나섰지만 험악한 상황까지 연출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자 자진사퇴를 주장해 온 김상민 의원이 “이런 것들을 걱정하는 초선들을 ‘초선 반란’, ‘소수의 입장’으로만 받아들이고, (다수 의원이) 문 후보자를 반대하는 데도 (지도부가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은…”이라고 비판적 목소리를 내자 이 원내대표가 말을 끊고 김 의원을 성토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한 번도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강행했거나 강요했거나 심지어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원내대표로서 객관적 장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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