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안전 관련 기능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범죄나 화재, 정전 등 안전사고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대우건설은 경기 부천에서 분양 중인 ‘송내역 파인 푸르지오’ 아파트의 모든 세대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관 앞 일정 거리 이내로 누군가 접근할 경우 자동으로 촬영하는 스마트 도어 카메라로 주거 침입을 막기 위한 장치다. 외출기능을 설정하면 무단침입 시 관리실과 경비실로 자동 통보되는 현관 자석 감지기도 도입된다. 또한 못뽑이와 같은 장비를 이용해 현관문을 강제로 열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한라가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하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는 정전이나 화재 등의 사고 예방을 위해 엘리베이터나 복도에 무정전 전원공급(APU) 시스템을 적용했다. 저층부인 1, 2층뿐만 아니라 최상층에도 동체 감지기를 설치해 옥상을 통한 주거 침입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택배를 가장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무인택배시스템도 설치된다.
대림산업이 분양하고 있는 ‘아크로힐스 논현’은 보행자 중심 단지를 표방하며 단지 안 횡단보도, 문턱, 계단 등 모든 장애물을 없앴다. 충남 당진시에 들어서는 ‘당진 2차 푸르지오’는 단지 내에 어린이만을 위한 탑승 전용 공간 ‘새싹 정류장’을 설치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안전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는 올 12월부터 단독주택, 공동주택, 오피스텔, 고시원을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범죄예방 설계 기준에 따라 짓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범죄예방 설계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범죄예방 설계가 의무화되면 건설사는 건축물 외부 배관에 덮개를 반드시 설치해 외부 침입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있는 경우 어린이집을 단지 중앙에 둬야 하고 놀이터는 통행이 잦은 곳에 배치해야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유엔알의 박상언 대표는 “공동주택마다 범죄예방 설계가 의무화되면 더 실용적이면서 세심한 안전 설계가 적용된 아파트만이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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