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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낮게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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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낮게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입력
2014.06.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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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 강한 도민들 진보적 정책 믿어 줘 승리 박빙승부 책임감 더 느껴

도정은 살림살이의 영역 여성부지사 임명할 것

재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지사가 16일 강원도청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6.4 지방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과정을 설명하면서 수줍게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재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지사가 16일 강원도청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6.4 지방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과정을 설명하면서 수줍게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6ㆍ4지방선거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재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보수 텃밭에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한 능력을 평가 받았다”고 말했다. 진보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정책으로 내세워 도민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는 이야기다.

최 지사는 1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질 선거를 이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가장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도 진보적 가치를 설명해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대다수는 진보 가치를 버리고 중도를 지향하다 보니 정책이 상실된다”고 덧붙였다. 6ㆍ4지방선거에서 강원도는 새누리당이 17개 시장ㆍ군수 가운데 15개를 석권하고 도의원도 44명 가운데 38명으로 사실상 싹쓸이한 가운데 도지사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최 지사가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를 49.8% 대 48.2%로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_새벽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였다.

“선거 결과와 과정을 뒤돌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책임감도 크게 느껴진다. 힘든 선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그렇게까지 박빙으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_선거 과정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조직 싸움에서 절대적 열세였다. 도의원 시장ㆍ군수 선거 결과는 조직력에서 진 것이다. 막판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앞세우면서 힘든 싸움이 됐다. 강원도의 정치적 관성도 힘든 고비였다.”

_승리의 요인을 무엇으로 평가하나.

“지난 3년 간 도정을 이끌어온 태도를 선택받은 것 같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건 양날의 칼이다. 경제가 좋지 않아서 현역이 불리한 상황이 많다. 다만 임기 동안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춘천-속초간 철도를 비롯한 SOC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한 것 등이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_강원도에서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도는 거의 바닥이다.

“강원도립대학의 등록금을 90%씩 삭감하고 전국 최초로 고교 무상급식을 시도했다. 도립 의료원도 하나를 더 늘린다. 이번에도 대학생 등록금 지원 등 다분히 진보적인 정책과 맞물린 공약을 내세웠다. 거짓말 같다면 같은 보수 진영이라도 찍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진보적인 지사라도 도민들이 신뢰를 보낸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_민심을 얻은 비법이라도 있나.

“선거운동은 낮은 곳을 향했지만 큰 틀에서 세상을 정확하게 보는 게 우선이었다. 기자출신으로서 사실과 진실에 입각한 정책을 내세우고 현장에 들어갔다. 현장을 모르고서는 집행을 할 수가 없다.”

_선거운동 방식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흡사했다.

“사실은 박 시장이 많이 빌려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나눠 써도 좋다고 본다.”

_전국 차원에서 여야가 무승부라는 평가가 있다.

“야당의 패배가 꽤 오래됐다. 자기 성찰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새정치연합의 정치는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정치의 본령이라는 게 강원도민의 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관심은 도루묵과 감자를 얼마나 더 파느냐는 것이다. 세월호 고민을 들어주고 특산물을 팔아달라는 것이다. 정치는 낮게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_일부 지방정부에서 연정과 협치가 추진되고 있다. 강원도는 어떤가.

“부지사를 누구로 임명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저는 선거운동 때부터 여성을 공약했다. 연정은 정치의 영역인데 도정은 행정이 90%정도다. 대체로 살림의 영역이다. 살림으로서의 도정에는 여성 부지사가 더 의미 있다고 본다.”

춘천=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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