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김무성 양강 판도 뒤흔들 돌발 변수로
"3강구도 재편 되나" 후보들 전략 수정 부심
서청원 김무성 의원의 맞대결로 굳어가던 새누리당의 당권 경쟁구도를 뒤흔들 제3의 변수가 생겼다. 그 동안 재보선 출마 등을 검토하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갑자기 당권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수도권에 정치적 기반을 둔 김 지사가 출마할 경우 판세는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16일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지사와 측근그룹은 전날 긴급회동을 갖고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 전당대회 출마와 7ㆍ30 재보선 출마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당권 경쟁에 뛰어들자는 의견과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하는 게 먼저라는 의견이 팽팽했는데 아무래도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좀 더 커 보인다”면서 “김 지사의 임기 만료일인 30일 전까지는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당초 7ㆍ30 또는 10월 재보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향후 행보를 고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박주류의 맏형 격인 서 의원과 비주류측 김 의원의 경쟁이 감정싸움 양상을 띠며 이전투구로 흐르자 당권 경쟁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이 서로의 비리 전력을 들춰내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스럽다”면서 “자연스럽게 ‘전당대회에서 새 깃발을 들자’는 내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지사가 고심 끝에 당권 도전으로 결심을 굳히게 되면 7ㆍ14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빅 매치’가 될 공산이 크다. 그가 여권 내 비주류의 핵심이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서 의원과 김 의원이 양분하고 있는 전대 판도가 뚜렷한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영남 출신이면서도 개혁색채가 뚜렷하고, 수도권에서 3선 의원에 경기지사 재선을 역임했을 만큼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선 김 지사가 출마할 경우 서 의원이나 김 의원을 포함한 기존 출마 후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당장 김 의원은 비주류의 대표성을 위협받을 공산이 크고, 서 의원의 ‘수도권 대표론’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3강 구도를 굳히려던 이인제 의원, 젊음과 개혁의지를 승부수로 삼고 있는 김태호ㆍ김영우ㆍ김상민 의원 등도 전당대회 밑그림을 손질해야 한다. 서 의원의 파트너를 자임하며 수도권 출신을 강점으로 내세운 홍문종 의원도 마찬가지다.
물론 김 지사 측도 고민이 없지는 않다. 구도가 나쁘지 않긴 하지만 친박계 맏형과 비주류 좌장을 상대로 필승을 자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대 총선(2016년4월) 일정을 감안할 때 차기 지도부가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김 지사의 결단을 더디게 만드는 대목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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