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지향점은 상식의 정치 야 추천 사회통합부지사와 인사는 물론 정책도 논의
아이들의 교육 위해서는 진보교육감과 손잡을 수 있어
대통령 꿈? 없다면 거짓말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는 6ㆍ4지방선거가 끝난 지 2주일이 다 돼가지만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남 당선자는 15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어제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지난 주말에는 진도까지 다녀와서 그런지 피로가 덜 풀렸다”며 다소 힘든 기색을 보였다.
남 당선자가 특히 바빴던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정 때문이었다. 선거 직후 사회통합부지사 인선을 야당에 제안한 뒤 연정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새정치연합 측과 협의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남 당선자는 “마음을 열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면 꼭 성사될 것으로 믿는다”며 “정말 고마운 것은 야당 역시 진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연정의 미래를 낙관했다.
_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에서 이겼다.
“국민들이 상식적인 정치를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 선거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잘못했다고 경고와 주의를 준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경기도마저 내주면 박근혜 정부가 아무 일도 못할 것을 우려한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많이 성원한 결과로 본다.”
_전국 차원에서도 무승부였다고 평가하나.
“무승부는 아니고 지금 현재는 여당이 진 선거다. 굳이 판정을 하라면 여당에 더 큰 경고를 내린 것이라서 더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중간선거 격인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또 한번 판단을 내릴 수 있다.”
_야당에 연정을 제안한 이유는.
“선거 때 이미 사회통합부지사 인사추천권을 야당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끝나고 야당이 인사보다 정책이 먼저라 해서 협의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리 하나였는데 정책협의까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가능한 한 많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정치현실에는 연합정부와 관련된 제도나 문화가 없지 않나.”
_연정이나 협치의 궁극적 지향점은.
“아주 상식적인 정치다. 국민들이 시장 통이나 카페에서 던지는 ‘여야 싸우지 말고 힘을 합해라’ ‘선거 때만 하지 말고 약속 지켜라’ 는 상식적 주문을 이번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연정이라는 제도가 없지만 연합정치라는 것은 마음만 맞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데 여야가 어딨나. 여야가 선거 때는 대결하지만 끝나면 같이 합해야 한다.”
_야당과 협의가 순조롭겠나.
“정책협의회가 제대로 되면 제도화 하고 싶다. 임기 내내 인사도 (사회통합)부지사와 얘기하고 할 것이고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회 있을 때 매번 ‘정책이 있으면 갑자기 던지지 말고 야당과 먼저 협의를 해라. 그런 다음 야당의 요구를 반영시키면 야당이 어떻게 반대를 하겠나’고 새누리당에 촉구했다. 시간이 걸리지만 그게 더 효율적이다. 정책협의회에 응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제도가 되면 더 안정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_진보진영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는 협조가 될 것으로 보나.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다. 얘기를 먼저 해봐야겠다. 원론적인 얘기로 아이들과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좋은 것이라면 다 손잡을 수 있다.”
_중앙정부와 관계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대통령께서 현재 8대2인 중앙과 지방의 예산구조를 7대3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약속을 지키시도록 촉구하겠다.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권한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규제와 권한부터 풀겠다. 그리고 나서 ‘우리 것을 먼저 내려놓았으니 정부도 놓으라’고 대통령께 말씀 드리겠다. 지금까지 지방정부는 자기 것은 움켜쥔 채 중앙정부에 달라고만 했다.”
_선거 이후 위상도 달라졌는데 차기 대선 출마 등 큰 그림도 그리나.
“정치인이 대통령 꿈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꿈은 있다. 하지만 현실도 알고 있다. 지금은 경기도에 약속한 것을 지키고, 저를 반대한 분들의 마음을 얻는 게 우선이다. 또 하나는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사람이 (차기든 차차기든)자격이 있다.”
_언제쯤 도전한다는 말인가.
“카리스마의 시대는 갔고 이제는 협업을 해야 한다. 원희룡 김부겸 안희정 이광재 나경원 권영진 김영춘 이런 분 모두를 협업자로 보고 있다. 저는 이런 미래 지도자를 한데 묶는 역할을 하겠다. 국민들이 ‘저런 사람들이라면 누가 집권해도 편안하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이면 도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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