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가스대금 체불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16일(현지시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 가스 공급까지 차질을 빚는 연쇄 가스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스공급 중단은 러시아가 유럽연합(EU) 중재로 이날 우크라이나와 벌인 가스공급 협상이 최종 결렬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선불제로 바꾸는 조치를 취한 직후 이뤄졌다.
유리 프로단 우크라이나 에너지석탄산업부 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이 ‘제로’수준으로 줄고 유럽국가들로 가는 가스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새벽까지 진행한 가스 대금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가스 공급가를 80% 이상 인상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하며 가스 대금 지급을 미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는 협상 결렬 후 “새 협상이 시작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가스프롬 고위 간부도 “가스 공급가와 우크라이나의 체납 가스 대금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모든 당사자의 이해를 충족하는 해결책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다음 단계와 협상 재개 시점을 숙고할 것”이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외신에 따르면 가스프롬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U에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 공급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통고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리투아니아 등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 가스에 100% 의존하고 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주요국도 의존도가 높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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