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와 온두라스 E조 두 번째 경기.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41분, 프랑스 드뷔시가 찬 공을 막아낸 온두라스의 베르나르데스가 경기장에 쓰러진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경기 중단 없이 공격을 이어갔다. 자칫 '비(非)매너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혹시 프랑스가 베르나르데스를 배려해 경기를 중단해야 했던 건 아닌지 살펴본다. ▶영상 바로가기
◆쓰러진 베르나르데스…佛 공격 진행 논란
온두라스의 베르나르데스가 쓰러졌지만, 경기는 중단 없이 그대로 진행돼 벤제마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온두라스 선수들은 강하게 분노했다. 선수가 쓰러져 있는데 경기를 진행했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베르나르데스는 플레이와 관계 없이 쓰러진 뒤 얼굴을 감싸 쥐었다. 심판이나 프랑스 선수들이 '눈속임'으로 판단 할 수도 있는 대목이었다. 더구나 가장 먼저 공을 받았기 때문에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었던 동료 에밀리오 이사기레도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를 강제로 중단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은 주심이 한다. ‘주심의 견해로 경기자가 중상을 입었을 때 경기장에서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경기를 중지한다’는 규정에 근거해서다. 반대로 ‘주심의 견해로 경기자가 경상이라면 볼이 아웃 오브 플레이 때까지 경기를 계속하도록 허용한다’는 규정도 함께 존재한다. 불필요한 경기 중단과 그에 따른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주심의 판단은 후자였다. 선수들의 판단도 같았다.
◆"프랑스가 경기 중단시킬 이유 없었다"
권종철 아시아축구연맹 심판 강사는 이 장면에 대해 "(먼저 볼을 잡은) 온두라스가 경기를 계속 진행한 상황에서 프랑스가 경기를 중단시킬 이유가 없었다"고 짚었다. 프랑스의 반칙 상황도, 심각한 부상 상황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같은 팀 선수도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후 넘어져 있던 베르나르데스는 경기장 밖으로 실려갔고, 공교롭게도 그의 공백 속에 재개된 프랑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온두라스 선수들은 무리한 수비를 펼치다 페널티 킥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경고를 받았던 팔라시오스가 이 때의 파울로 퇴장까지 당해 수적 열세까지 떠안았다. 결국 온두라스는 한 명이 빠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 두 골을 더 허용해 0-3으로 패했다.
온두라스가 '동업자 정신'을 이야기 하기 전 '동료애'부터 실천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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