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 아내와 딸을 둔 50대 가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이를 틈타 재산을 횡령한 친척 2명과 딸들을 상대로 성폭행 일삼은 이웃주민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16일 지적 장애인 자매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로 이웃 주민 C(75)와 L(50)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동생의 땅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횡령 등)로 큰아버지 K(69)씨와 조카(43)도 함께 구속했다.
마을 주민 C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여간 피해자들의 집과 축사 등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20대 중반의 자매를 모두 5차례에 걸쳐 각각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큰아버지 K씨 등은 2009년 8월21일부터 지난해 2월 27일까지 양양의 한 금융기관에서 장애인가족의 가장인 동생(59) 명의로 된 40억원 상당의 땅을 담보로 10억6천만원을 대출받아 자신의 빚 변제 등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큰아버지 K씨 등은 2012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진 동생의 사망보험금과 형사합의금 9000여만원을 비롯해 조카들에게 지급된 장애연금 1000만원도 동생 가족들에게 주지 않고 자신들이 보관하면서 멋대로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 나쁜 친척과 이웃들은 가장이 사고로 숨지자 유가족인 아내와 세 명의 자매 모두 지적 장애 1∼3급인 점을 악용,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인면수심 범행은 적지 않은 땅과 축사를 소유한 장애인 가족들이 난방조차 안 되는 집에서 열악하게 생활하는 것을 지켜본 한 목사의 방문 상담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목사는 세 자매 중 미혼인 막내의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성폭력 의심을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막내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으며 지난 5월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2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가장의 사망보험금 등을 큰아버지 K씨 등이 횡령하고, 동생 사망 전에는 동생 소유의 땅까지 담보 대출을 받아 임의로 소비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큰아버지 K씨는 선대로부터 자신이 상속받은 땅의 담보대출 한도가 초과하자 동생의 땅까지 담보로 잡고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경찰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해 장애인 가정의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은 물론 영구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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