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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청정지역서 6월 첫 발병... 허 찔린 방역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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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청정지역서 6월 첫 발병... 허 찔린 방역당국

입력
2014.06.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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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단위 방역망 이달 말까지 연장 불구

강원 횡성의 거위농가 고병원성으로 판정

기간·범위·피해액 등 역대 최악 기록 모두 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14일 강원 횡성군 거위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횡성=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14일 강원 횡성군 거위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횡성=연합뉴스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 발병했다. AI 청정지역에서, 그것도 더위가 한창인 6월에 발생한 첫 AI라는 점에서 사태가 심각하다. 방역당국이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지만 AI 확산을 막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강원 횡성군의 한 거위농가에서 의뢰한 AI 검사 결과, H5N8형으로 판정돼 거위 700마리를 살(殺)처분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전남 담양군 오리농장에서 AI가 발병한 후 24일 만이다. 6월 말 AI 종식 선언을 예고했던 방역당국 입장에선 허를 찔린 셈이다.

이번 발병으로 AI 관련 역대 최악의 기록이 모두 깨졌다. 먼저 겨울철새가 주로 병을 옮기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전파력이 떨어지는 AI 바이러스의 특성상 발병 기간이 그간 5월을 넘긴 적이 없었다. 1차(2003~2004년)와 2차(2006~2007년)는 3월에 종료가 됐고, 3차(2008년)와 최근 4차(2010~2011년)는 5월 12일과 16일이 각각 마지막 발병이었다. 10~20%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겨울철새의 텃새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AI가 6월에 처음 발병하면서 종전 최장 기록(4차, 139일)도 갈아치웠다. 이번 5차가 1월 16일 첫 확진 판정이 나왔으니 현재 150일 넘게 AI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직접피해액 역시 2,000억원에 육박해 이전 기록인 3차 피해 규모(1,817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더구나 강원지역은 그간 1~4차는 물론 이번 5차에서도 지금까지 한번도 AI 발병 농가가 나오지 않은 지역. AI만큼은 청정지대로 분류돼 왔다. 방역당국은 일단 사람이나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난달 초 들여온 거위 2마리가 의심스럽지만 잠복기간(최장 3주)보다 한참 뒤에 증상이 나타난 걸 감안하면 개연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지난 2월 원주시 호저면 섬강 일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횡성 농장은 섬강에서 11㎞가량 떨어진 곳이라 철새의 활동 범위(30~40㎞) 안에 들어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AI에 감염된 철새와 해당 농장의 거위가 직접 접촉했거나 철새 깃털이나 분변 등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이달 말까지 전국 단위의 방역 망을 연장 가동했던 방역당국은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번 5차 AI는 발생 지역이 70여개 시ㆍ군에 달해 최대 확산 기록인 4차(25개 시ㆍ군)의 3배에 달한다.

이번 발병으로 AI 종식 선언은 빨라도 7월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종식 선언은 마지막 살처분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에서 검사했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하는데, 검사시간까지 고려하면 35~40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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