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여성 친정 방문 지원 독거노인 장수 기원 사진 촬영 차상위계층에 긴급 생활자금도
2007년 8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전북 나주로 국제결혼을 위해 이주해온 레티홍(42)씨는 지난해 8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항공료 지원을 받아 처음으로 친정을 방문했다. 보름 동안 레티홍씨는 친정 어머니와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결혼 후 가슴 속을 짓눌렀던 마음 고생을 훌훌 날려보냈다. 함께 간 남편과 외동아들도 장모와 외할머니를 처음 만나 식사를 하고 근처 유적지를 방문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레티홍씨는 귀국 후 친정 방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aT 나주지사를 방문, 눈물을 흘리며 연신 고마움을 표현했다. aT 관계자는 “농촌 사회에서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이 농촌에 더 잘 적응하고 자녀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친정 방문을 지원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aT는 2012년 3가구를, 지난해 8가구의 친정 방문을 지원했고 올해는 8가구의 방문 지원을 추진 중이다.
aT는 농수산식품산업 진흥이라는 기업 역할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단순 지원보다는 수혜자들이 자립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나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게 농식품 분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aT는 지난해 유기농 이유식 등 사회적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 ▦판로확대 교육 ▦중점위해요소관리기준(HACCP) 인증 컨설팅을 지원했다. 도움을 받은 사회적 기업의 총 매출액은 2012년보다 18% 증가한 293억원. 하지만 aT가 더 주목하는 점은 장애인과 차상위계층 등 소외계층 10명이 새로 고용됐다는 사실이다. aT 관계자는 “고용 숫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소외계층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aT는 올해 사회공헌 비전을 ‘농수산식품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aT’로 정했다. 추진 방향은 aT의 핵심역량과 연계한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으로 ▦일회성 물질 지원보다 고용창출형 활동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문화 조성 ▦민간기업 등 사회공헌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나눔역량 확충이다.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참여하는 aT사랑나눔운영단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나눔활동을 펼치게 된다.
올해도 취약계층에 자립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농식품 분야 사회적 기업 8곳을 추가로 선정해 육성한다. 내부 임직원에게 시행하는 사이버교육에 사회적 기업 임직원이 직접 참여해 마케팅과 유통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또 화훼업 창업 교육 지원 대상은 기존 청각장애인에서 다문화여성으로 확대한다. 사회공헌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재능기부도 더 활발히 할 계획이다. aT 직원 11명은 지난해 6월부터 퇴근 후 본사 인근 서초동에 사는 저소득층 학생 60여명에게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3월부터 서초구와 마포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위해 장수를 기원하는 사진을 촬영해 주는 등 활동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청소년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산물을 활용한 바른 식생활캠페인도 추진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15∼18세 청소년의 비만율은 세계 1위인 14.3%로 심각한 상황이다. aT는 1곳 이상의 학교를 선정, 건강 문제를 가진 청소년 중 학부모 상담을 거쳐 참여 학생을 선택해 사업을 진행한다.
김치 나눔 활동으로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소외된 이웃도 돕는다. 김장에 필요한 배추와 마늘 등 비축물자를 소진해 농가의 소득이 늘고, 가장 보편적 반찬인 김치를 지원해 소외 계층의 식생활 개선도 이룰 수 있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특히 나눔행사 시점에 가격 변동 우려가 있는 농산물을 활용, 수급을 조절하는 부수적인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는 5월까지 전남 나주 지역 사회복지관 25곳에 4.5톤의 김치를 전달했다. aT는 9월이면 본사가 입주하게 될 나주 지역 청소년 문화생활 지원에도 나선다.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청소년들의 문화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예체능 재능을 활용, 본사 내 공연장에서 음악 연습과 스포츠동아리 활동을 함께할 계획이다.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이후 필요성이 대두된 차상위계층 지원 차원에서 aT는 농어촌의 차상위계층 등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고 김치 등 생필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달 중 지원 대상을 발굴한 후 7월부터 지원체계 구축에 나선다. aT 관계자는 “농어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aT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적극적으로 나눔활동을 벌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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