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사기충천…판 페르시 "계속했으면 7, 8, 9골까지도"
스페인 축구 선수단이 네달란드에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자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
14일(한국시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B조 1차전이 마무리된 뒤 믹스트존(Mixed Zone)을 지나는 스페인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믹스트존은 기자들이 떠나는 선수들을 만나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공동취재 구역이다.
취재진은 무안해서 입을 열지 못하는 빅스타들이 안쓰러워질 지경이었다.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는 고개를 숙인 채 침울하게 서둘러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는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애써 태연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취재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는 흔들리는 눈빛을 감출 수 없었다.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만 자국 취재진 앞에 남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날 좋지 않은 컨디션을 노출하며 실수로 어이없는 실점까지 기록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도 표정이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수, 기자들 대다수가 빠져나간 뒤 뒤늦게 믹스트존에 등장했다.
카시야스는 타국 취재진의 질문을 손사래로 거절하고 자국 취재진과 몇 마디를 나눈 뒤 황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스페인은 이날 1-0으로 앞서가다가 잇따라 5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네덜란드의 간판 공격수인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니아티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에게 2골씩을 허용했다.
판 페르시는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6골, 7골, 8골, 9골까지도 터뜨릴 기세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은 쾌승의 기쁨을 참고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판 할 감독은 "스페인 선수들이 클럽에서 리그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았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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