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경험은 거의 없어 부처 업무 조정능력 의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최 내정자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원과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77년부터 한국통신기술연구소, 프랑스 CNET 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국 IBM 왓슨연구소 등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이후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옮겼고, 지난해 삼성전자의 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아 삼성에서 지원할 기초과학 및 ICT융합기술 관련 연구과제를 발굴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이는 마침 정부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는 창조경제와도 연결이 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 점이 최 후보자의 발탁 배경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핵심부처인 미래부는 이렇다 할 창조경제 관련 실적을 내놓지 못했고,사실상 개념정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 내정자가 미래기술육성재단에서 시행했던 ICT융합과제 발굴 등을 자연스럽게 창조경제 성과로 연결 지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정보통신 관련 모 대학 교수는 “단기적 성과를 실질적 창조경제 성과로 구현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현 정부의 국정 철학에 들어맞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과학계에서는 창조경제 성과에 집착할 경우 기초과학 활성화가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기초과학 전공 교수는 “기초과학 경험이 적은 만큼 과학기술이 ICT의 일부가 돼버린 듯한 현재 미래부 분위기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여기에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고 기업활동 등 실전 경험도 거의 없어서 이론을 정책으로 풀어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ICT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주파수, UHD기술 표준 등 미래부 업무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복잡하게 얽히는 이해당사자들의 갈등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전문지식과 정치적 조정 능력이 필요한 자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내정자는 “창의 도전 융합 정신을 과감히 도입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ICT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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