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매각 과정에서 약 4조원의 막대한 차익을 남겨 ‘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자회사 LSF-KEB홀딩스가 외환은행 주식 매각 때 원천징수된 약 1,20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돌려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김병수)는 13일 LSF-KEB홀딩스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당시 원천징수된 양도소득세 1,192억원을 돌려달라”며 서울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식매각에 따른 이익을 실제로 가져가는 곳은 LSF-KEB홀딩스가 아닌 론스타US(미국 본사)인 만큼, 한?미 조세조약을 기준으로 과세의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며 “미국 거주자는 한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되는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론스타 본사는 납세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론스타는 2007년 6월 LSF-KEB홀딩스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의 13.6%인 8,700만여주를 1조1,928억원에 매각할 당시 남대문세무서로부터 10%의 양도소득세를 원천징수당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LSF-KEB홀딩스가 벨기에 법인이므로 한ㆍ벨기에 조약(이중과세 회피 및 탈세방지 협약)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론스타US도 한ㆍ미 조세조약에 따라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며 2010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남대문세무서는 LSF-KEB홀딩스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갖고 있으므로 법인세법이 정한 세금 납부 의무를 가진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주요 결정은 미국 본사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또 나머지 주식 매각 때 원천징수된 양도소득세 3,915억원에 대한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도 2012년 11월 제기해 20일 판결 선고가 예정돼 있다. 같은 판결이 나올 경우 론스타는 총 4,100억원가량의 양도소득세를 돌려받게 된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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