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본받을 만한 정신" 등 낯 뜨거운 예찬론까지
새누리당 지도부가 13일 민족비하성 발언 등으로 역사 인식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해 ‘예찬론’까지 펼치며 적극 두둔에 나섰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주요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1시간 10분에 달하는 문 후보자의 강연 동영상을 상연한 뒤 시청소감을 밝히도록 했다. “일부 왜곡돼서 발췌된 내용만으로 문 후보자의 생각을 재단하지 말고 전체를 다 살펴본 뒤에 판단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들이 내놓은 시청 소감은 낯뜨거운 칭찬 일색이었다. 최봉홍 의원은 “종교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 정신은 가히 본받을 만하다”면서 “훌륭하신 이 분을 전 국민에게 설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하진 의원은 “제가 본 부분은 국가관이나 이런 부분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분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문 후보자를 애국자로 규정했다. “저런 말씀에 저는 후보자로서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김정록 의원)는 등의 얘기도 나왔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우리 민족이 게으르다’는 건 이 분(문 후보자)의 얘기가 아니라 윤치호 선생의 얘기였다”며 두둔했다. 그러나 강연 영상을 시청하던 도중에 자리를 뜬 한 의원은 “도대체 이런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뭐라 생각할 지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문 후보자가 과거 한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일본 측의 형식적이고 말 뿐인 사과 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취지의 개인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명 자료를 냈다. 준비단은 또 이날 문제가 된 문 후보자의 발언을 국민들이 직접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과거 강연 내용 전문과 동영상 4건을 올렸다.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하루 종일 두문불출한 문 후보자는 과거 발언들을 일일이 검토하며 해명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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