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분석 "KT&G 이익만 불려 줘"
정부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정작 증권업계에선 담뱃세가 오르더라도 소비는 줄지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폭 인상으로는 KT&G의 이익만 불려줄 거라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은 13일 담뱃세 인상이 KT&G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담배 소비는 가격에 둔감해 인상 폭이 매우 크지 않는 한 수요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가격 인상이 없었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은 KT&G에게는 10년 만에 찾아온 모멘텀”이라고 했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세금이 1,000원 인상 되고 KT&G가 일부 품목에 한해 200원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 한다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9%, 2.5% 증가한 4조1,627억원과 1조384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담뱃세 인상과 함께 담배가격 인상을 동시에 추진해 결국 KT&G의 이익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이런 분석에는 정부가 담뱃세를 크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부담과 세수기반이 약해질 우려가 있고, 자칫 담배밀수 등 음성적 시장이 커지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담뱃세를 파격적으로 올리진 못할 것”이라며 “담배는 기호품 성격이 짙어 가격에 둔감한 편이라 인상폭이 매우 크지 않는 한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흡연자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담뱃세 인상은 어느 정도일까. 증권가에서는 2,000원 이상으로 꼽았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원이 넘어설 경우 소비량 급감에, 흡연율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정도로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정혜승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2,000원의 가격 인상은 이전 인상폭(2005년 500원)에 비해 더 큰 수요의 위축(2005년 흡연율 51.6%감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이럴 경우 국내 담배시장은 10%이상 수요 감소마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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