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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침봉·음파탐지기... 금수원 땅밑 수색도 허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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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침봉·음파탐지기... 금수원 땅밑 수색도 허탕

입력
2014.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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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이틀째…검·경 3000명 투입 지하시설 등 뒤졌지만 유병언 흔적도 발견 못해

신도들과 곳곳서 신경전 “무리한 수색”비판 고조

경찰이 12일 경기 안성 금수원에서 토굴과 지하벙커 등을 찾기 위해 탐침봉을 동원했다. 안성=뉴시스
경찰이 12일 경기 안성 금수원에서 토굴과 지하벙커 등을 찾기 위해 탐침봉을 동원했다. 안성=뉴시스
음파탐지기로 식당 건물 인근을 수색한 뒤 철수하고 있다. 안성=뉴시스
음파탐지기로 식당 건물 인근을 수색한 뒤 철수하고 있다. 안성=뉴시스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2일 이틀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압수수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초 유씨 부자와 이들의 도피를 지원하는 조력자간 연결고리를 끊을 목적이었던 검찰 계획이 틀어지면서 유씨 검거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검ㆍ경은 이날도 경찰 37개 중대 3,000여명을 투입, 금수원 내 유씨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지하시설을 뒤졌다. 유씨나 조력자들이 금수원 안에 땅굴이나 지하벙커를 두고 숨어있다는 제보에 따라 이날 오후 전기 비저항탐사장치(일명 음파탐지기)를 동원해 은신 가능성이 큰 건축물 3곳 수색에 집중했다. 전날 지하실이 발견된 대강당 주변, 유씨 장모의 거주지, 양어장 인근이다. 유씨 장모가 살던 집은 대강당에서 50m 이상 떨어진 식당 위쪽에 위치한 3층짜리 건물로 구원파 신도들이 ‘관사’로 부르는 곳이다.

검ㆍ경 수사 관계자들은 또 금수원 시설물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 안성시청 직원 20여명과 함께 대강당의 면적과 용도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팀의 집중 수색에도 불구하고 유씨와 측근들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에 사람이 있으면 목소리의 울림 등이 음파탐지기에 포착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이 물증 확보에 실패하면서 압수수색 첫날 협조적이었던 구원파 신도들과 경찰 사이의 신경전은 한층 고조됐다. 검찰 수사관들이 대강당 맞은 편에서 집회 중이던 구원파 신도들에게 일일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신도들은 “차라리 우리를 다 잡아가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오후 대강당 지하 의무실 수색과정에선 신도들이 시청 공무원들을 채증하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영장이 있다고 해서 정부가 무조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목적 없는 검ㆍ경 수사가 허구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들과 경찰 간의 마찰은 저녁에도 계속 됐다. 이날 오후 8시20분쯤 신도 400여명은 “수색이 이틀째 밤늦게까지 계속 되고 있다”며 거센 불만을 표했고,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오후 11시까지 수색을 마무리하고 배치한 경찰 인력 모두를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에야 일단락됐다.

검찰이 1만명에 가까운 연인원을 동원하고도 별 성과가 없자 애초부터 무리한 압수수색이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당초 유씨 도피를 총지휘했다고 알려진 신 엄마(64ㆍ여)와 김 엄마(59ㆍ여)는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갔다고 판단했다”며 “다른 조력자들이 (금수원 안에) 있을 가능성을 보고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유씨 일가가 금수원 인근 H아파트 200여채를 측근 및 신도 명의로 차명 보유한 사실을 찾아낸 데 이어 전국에 산재한 일가의 차명 부동산에 대한 확인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안성=김민정기자 mjkim72@hk.co.kr 이현주기자 memorybox@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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