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표팀은 최상의 조건 속에 월드컵을 시작하지만, 월드컵 준비는 개막일까지도 우려를 낳고 있다"
브라질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브라질-크로아티아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제20회 월드컵을 평가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브라질은 1950년 이후 64년 만에 자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감격에 젖어 있다.
브라질 축구팬들은 '어게인 2002'를 기대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통산 5회 우승을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다시 한 번 영광을 재현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스콜라리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제 때가 왔다. 우리 모두 함께 가자. 월드컵은 우리 것이다"라는 말로 축구팬들의 우승 열망에 불을 붙였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시하는 것이 1950년 대회의 악몽을 떨쳐내는 일이다.
브라질은 1950년 대회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역전패하며 우승컵을 내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1950년 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후반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우루과이에 동점 골과 역전 골을 내주며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1950년 대회 결승전은 리우데자네이루 시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렸고, 브라질 국민은 당시 패배를 '마라카나조'(Maracanazo, 스페인어로 '마라카낭의 비극')라고 부른다. '마라카나조'는 지금까지도 브라질에서 국가적·국민적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우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과는 달리 월드컵 준비는 개막일까지도 우려를 낳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인프라 사업에 260억 헤알(약 11조8천432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약속한 167개 인프라 사업 계획 가운데 개막일까지 공사를 완전히 마친 것은 53%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는 월드컵 이후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월드컵 개최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51%에 그쳤다. 35%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제1 도시 상파울루 시민의 여론은 더 나쁘다. 찬성 41%에 반대는 46%로 나왔다.
그러나 이런 우여곡절에도 브라질 국민의 축구사랑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월드컵 준비 부실을 탓하면서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브라질로 쏠리고 있다.
월드컵 입장권 판매량이 이를 입증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자료를 기준으로 전체 330만 여장의 입장권 가운데 지난 5일 현재까지 296만1천911장이 판매됐다.
개최국 브라질이 136만3천179장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19만6천838장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아르헨티나 6만1천21장, 독일 5만8천778장, 잉글랜드 5만7천917장, 콜롬비아 5만4천477장, 호주 5만2천289장, 칠레 3만8천638장, 프랑스 3만4천865장, 멕시코 3만3천694장 등이었다.
FIFA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1차로 입장권을 판매했고, 지난 3월부터 4월1일까지 2차 판매를 진행했다. 마지막 입장권 판매 기간은 4월15일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이번 월드컵의 관광객은 37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60만명으로 추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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