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택시영업으로 피해"
'우버' 서비스 확대하자 반발
도로점령ㆍ경적 시위에 나서
발상지 美서도 저항 움직임
“우버(Uber)가 법에서 벗어난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고위 당국자들이 이를 눈감아 주고 있다.” (스티브 맥나마리 택시 운전자 협회(LTDA) 총무) “결국 택시기사들만 피해를 입는 불공정 경쟁이다.” (스페인 택시기사 호세 안토니오 베니테즈)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불러 이용하는 차량공유 앱 서비스 ‘우버’를 둘러싸고 세계 곳곳에서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우버가 서비스를 확대하자 택시업계가 크게 반발하며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택시 수 천대가 거리를 점거한 채 경적을 울리며 시위에 나섰다. 택시기사 닉 워런은 “런던 택시의 미래를 위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런던 교통당국은 이번 시위에 참가한 택시 수를 4,000~5,000대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샤를르 드골 광장-올리 공항 간 도로와 파리 시내 등 도로 200여㎞가 시위 택시들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이번 시위는 런던 파리 로마 베를린 밀라노 등 유럽 주요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우버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도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택시기사들이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고 있고,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반대 시위가 이어질 태세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우버’가 택시 기사들의 밥그릇을 뺏기 때문이다. 앱을 클릭해 현재 장소와 목적지만 입력하면 주변에 있는 차량이 즉각 달려오는데, 택시 면허가 없는 자가용 운전자도 사실상 택시 영업이 가능하다. 우버가 확대될수록 비싼 돈을 들여 면허를 받은 택시 기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택시 면허를 받으려면 최대 16만 유로(2억2,000만원), 프랑스에서는 최대 24만 유로(3억3,000만원)가 필요하다는 게 택시 업계의 주장이다.
우버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 차량 이용이 어려운 공항을 중심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37개국 128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버 서비스 경쟁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버는 최근 12억 달러(1조2,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올해 기업 가치도 신흥 기술창업 기업들 중 가장 높은 170억 달러(17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버측 대변인은 “시위 이후 오히려 앱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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