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와의 대결서 힘 뺀 탓? 이세돌 번번이 중도 탈락
김지석 모든 기전서 순항 "내친김에 세계대회 우승"
올해 세계무대서 국내 랭킹 2, 3위 김지석과 이세돌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세돌이 올 들어 열린 각종 세계대회에서 번번이 중도탈락한 반면 김지석은 모든 기전 본선에 살아남아 생애 첫 세계타이틀 획득을 노리고 있다. 이번 LG배 본선에서도 이세돌이 본선 32강전에서 판팅위에게 일격을 당해 일찌감치 물러났지만 김지석은 32강전과 16강전에서 저우루이양과 리저를 내리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이세돌이 올해 세계대회에서 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우승 상금이 8억7,000여만원에 이르는 구리와의 10번기 대결에 너무 집중한 탓인지 다른 국제기전에서는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올해 국내외 기전 성적이 24승1무12패인데 반해 국제기전 성적은 5승8패로 무척 부진하다. 올 초 시작한 구리와의 10번기 1, 2국을 쾌승해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각종 세계대회서 연전연패했다. 한국, 중국, 일본 강자들의 이벤트기전인 하세배 1회전에서 무라카와 다이스케에게 패했고 백령배 본선 64강전에서는 진시영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초상부동산배와 춘란배 본선 16강전, 10번기 3, 4국까지 구리에게 내리 네 번을 졌고 이번 LG배서는 32강전에서 탈락했다.
반면 올해 국제기전에서 승리한 건 구리와의 10번기 1, 2, 5국과 초상부동산배 1회전(상대 미위팅), 갑조리그 한 판(상대 양딩신)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올해 열린 주요 세계대회에서 8강에도 한 번 못 오르고 모두 중도 탈락했다.
원래 이세돌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남은 세계대회가 별로 없다. 몽백합배와 삼성화재배 정도다. 자칫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대회 무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지석은 올해 가장 큰 목표가 세계대회 우승이라고 밝혔는데 LG배 8강 진출로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김지석은 입단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세계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국내 대회 우승도 상당히 늦었다. 2009년 입단 6년 만에 물가정보배 결승전서 이창호를 2대0으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 지난해 GS칼텍스배와 올레배에서 잇달아 정상에 올랐고 올해 GS칼텍스배를 2연패하면서 어엿한 타이틀홀더 반열에 올랐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째 국내 랭킹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세계대회에서도 맹활약해 백령배 32강, 춘란배 8강에 이어 LG배서도 8강에 올라 본격적으로 세계타이틀 사냥에 나섰다.
김지석은 2010년 삼성화재배와 2011년 LG배에서 4강에 오른 게 그 동안 세계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어서 올해는 반드시 생애 첫 세계타이틀을 품에 안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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