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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자기개조가 먼저다

입력
2014.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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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국가미래전략원 대표·정치학 박사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국민들은 여당에겐 쇄신을, 야당에겐 대안을 명령했다. 어느 일방의 승리가 아닌 절묘한 균형을 보여줌으로써 ‘여야가 힘을 합쳐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라’고 준엄하게 명령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로 국가개조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가개조를 선언하고 정부조직 개편과 관피아 척결 등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가개조 작업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많은 국가적 과제에 봉착해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제회복, 빈부격차 해소, 삶의 질 개선 등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핵문제와 동북아 질서재편 등의 격랑을 넘어야 한다.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개조와 재창조를 위해선 먼저 국가비전을 재설정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비전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것이다. 이런 비전과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국가통치 철학과 국정운영 기조도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 인류는 수 천 년 동안 소수가 지배하는 ‘독과점 시대’를 겪어 왔다. 새로운 미래 패러다임은 모두가 함께 하는 평화협력의 시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생ㆍ공유ㆍ공존ㆍ공영의 기조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역사를 가진 국가다. 역사를 재조명해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상고시대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변방의 나라가 아닌 인류문화 창조의 주도국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수 천 년의 방황에서도 국가 재건과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 바로 고난 속에서 진주처럼 잉태시킨 ‘탈무드(Talmud)’라는 지혜서 덕분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지혜의 보물들이 있다. ‘천부경(天符經)’ 등을 비롯한 역사의 비기들을 다시 갈고 닦아 미래를 여는 지혜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열정과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신명을 좋아하다. 신명 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나눔과 사회공헌을 통해 다 함께 잘 사는 행복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만 아는 소아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우리, 함께’라는 공동체적 삶을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

인간성 상실을 가져오는 경쟁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살리는 다양성의 창조교육이 필요하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회에 기여, 봉사함으로써 모두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회혁신운동에 불을 붙여야 한다.

미래학자들은 “지금의 한국은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취업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 ‘3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노년층도 일제침탈, 한국전쟁 등 숱한 시대적 질곡을 건너왔다. 그렇다고 지금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평균 은퇴 나이는 70세가 넘는다. 고단한 삶은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물질과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희망의 마중물’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사회환원 운동을 전개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개조는 통일과 외교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강한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것이 승리하는 것이다. 힘이 아닌 지혜로 국가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신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동북아 질서가 급속 재편되고 있다. 최근 북한과 일본은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수교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은 과거사를 왜곡하고, 군국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문제 국가들이 손을 잡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은 국가 안팎으로 중대한 고비에 처해 있다. 국가 지도자들이 먼저 ‘자기 개조’를 하는 용기를 보여줄 때 제대로 된 국가개조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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