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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계 항공사 노선 일정 돌연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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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계 항공사 노선 일정 돌연 변경

입력
2014.06.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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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제스트 성수기 조정... 예약자들 분통

한 외국계 저비용항공사(LCC)가 여름 성수기 항공편 일정을 돌연 변경해 승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기존 일정으로는 수지타산이 적다는 이유에서인데, 이 때문에 이미 예약을 마친 고객들은 여행 일정도 함께 바꿔야 하는 커다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1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필리핀계 LCC인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올 7~9월 필리핀 세부, 마닐라, 칼리부(보라카이) 등으로 향하는 노선 운항일정 상당수를 최근 변경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봐야 하는 승객들은 3만여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어아시아제스트 한국지점 관계자는 “칼리부 노선은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적어 일정을 변경한 것이며, 다른 노선들에 대해선 본사에 정확한 이유를 확인 중”이라며 “항공편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고 일정만 바뀌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8월 9일 오전8시15분 인천공항에서 세부로 향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이모씨는 17시간 후인 10일 오전1시15분에 떠나게 된 반면, 귀국 항공편은 16일 오전0시30분에서 오히려 15일 오후6시45분으로 앞당겨져 버렸다. 여름휴가 계획이 완전히 헝클어진 셈이다.

이씨는 “항공사에선 아무런 연락을 못 받았고, 예약해 뒀던 숙소에서 연락이 와 알게 됐다”며 “집이 대전인데 자정 넘어 도착하면 차편이 전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항공사가 숙박이나 교통편 등 현실적 보상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일정변경 연락이 닿은 고객들한텐 20~120달러 상당 마일리지 제공 ▦연락이 닿지 않은 고객들한텐 대체항공편 및 150달러 상당 숙박권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처럼 소비자 불편이 예상됐는데도 국토교통부가 운항일정 변경을 그대로 승인해 줘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편 일정 변경은 3개월 정도 앞두고 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대체 항공편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정 변경 신청이 들어와 지난 3일 승인했는데 회사 경영상 필요하단 점을 무시하지 못했다”며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으나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에어아시아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8월 안전규정 위반으로 필리핀 정부에서 5일간 운항을 정지당해 당시 세부 등에서 휴가를 즐기던 한국인 승객이 며칠간 발이 묶이기도 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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