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12일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유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유임될 경우 2기 정부 출범의 의미가 크게 퇴색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박 대통령은 앞서 핵심 참모인 이정현 전 홍보수석을 교체함에 따라 수석 비서관들의 대폭 교체를 예고했다. 이 수석의 교체로 인해 참모진 대다수가 교체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일부 수석들은 부처 장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원동 경제수석과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이 관련 부처 입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고, ‘일본통’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정무수석은 국정원장에 내정된 이병기 주일대사 후임으로 거론된다.
국가안보실장ㆍ국정원장 등 안보라인의 대폭 교체로 외교장관이나 외교수석 등 외교라인의 교체 폭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음달초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의 방한이 예정된 것도 교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참모진 개편의 핵심 관심은 무엇보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다. 김 실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을 대표하는 인물인데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낙마와 관련한 검증 실패의 직접적 책임자다. 김 실장이 인적 쇄신에서 비켜날 경우, 2기 정부의 출범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진작부터 제기돼왔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국정원장이나 국가안보실장, 홍보수석 등 상당수 측근들을 교체한 상황에서 김 실장까지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며 “일 할 사람은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 차기 총리로 행정경험이 없는 문창극 후보자가 내정된 데도 김 실장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꾸려지는 내각이나 청와대 참모진이 국정 업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 실장의 위상과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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