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Play (재미있는 말)
Political Jargon (정치 용어들)
영어의 left-wing은 ‘좌익’을 말하고 보통 사람보다 약간 더 진보적임을 말한다. 의료 보험 확대와 동성연애자의 권리, 그리고 낙태 권리 등을 주장하는 사람이다. 반면에 right-wing은 보통 사람보다 약간 더 보수적 견해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세금 감면 특히 부자의 세금 감면이나 정부의 중앙 집권화 반대, 그리고 동성연애자의 권리를 ‘가족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보며 반대하는 사람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단순하게 생각의 차이로 보이는데 어디까지나 서양의 얘기다.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공화당원이면서 사안에 따라 진보적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RINO(Republican in Name Only) 혹은 Blue dog같은 용어가 나오는 이유다. 전자는 글자 그대로 말로만 공화당원이고 실제 정책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에는 민주당 쪽 견해와 동조하는 사람을 말한다. 후자는 민주당원이면서 공화당 견해에 동조하는 사람을 말한다. 백인이면서 사회 부조리 현상에 정의를 외치는 ‘Angry White Males’도 있다. 본래 공화당 편이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열변을 토하며 진보적 견해를 밝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반대로 서민적이고 진보적 견해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의외로 리무진 타고 다닌다 하여 Limousine Libera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흑백 구분이 확실한 한국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보수 아니면 진보로 철천지원수처럼 상대를 대하는 한국인이 이러한 의견을 개진하면 철새나 양다리 걸쳤느냐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사상이나 이념보다는 정책을 놓고 의견 대립을 하는 미국의 경우 그 용어 또한 흥미롭게 발전한다. 지금은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pinko(빨갱이)가 쓰이던 50~60년대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commie-pinko라고 불렀지만 가장 흔했던 말은 pinko-leftie, 좀더 심하게는 commie pinko fag라고 부르기도 했다. ‘수구 꼴통’은 ‘right-wing death beast’로 부르던 시절 얘기다. 반세기 전의 얘기지만 상대를 가장 비열하게 딱지 붙이기(labelling)를 함으로써 폄하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지금은 주로 이념 구분보다는 사안별 의견 논쟁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낙태의 권리만 놓고 보면 진보와 보수라는 용어보다는 ‘당신의 견해는 무엇이냐’는 식의 질문이 앞선다. 어쨌든 나라마다 다르지만 정치적 이념은 그 시대의 용어를 낳고 사상은 차츰 정책 대결로 발전하는데 한국은 아직 딱지 붙이기에 바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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