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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출산 적극 장려… 다산모에 '영웅' 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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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출산 적극 장려… 다산모에 '영웅' 칭호

입력
2014.06.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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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애육원을 방문, 국제아동절을 맞는 원아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애육원을 방문, 국제아동절을 맞는 원아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육탄영웅', '자폭영웅', '총폭탄영웅'

북한에서도 '영웅'은 슈퍼맨처럼 용감하고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자기 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주로 붙이는 수식어다.

그러다 보니 주택가에 추락 직전 기수를 돌려 비행기와 함께 바다로 몸을 던진 육탄영웅 공군조종사나 터지는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전우들을 살린 자폭영웅 장교를 비롯해 군인들 속에서 영웅이 많이 배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북한에는 이런 군인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영웅으로 불리는 여성들이 있다.

한 가지 예로 자녀를 10명 가까이 낳은 다산모(多産母)를 '모성영웅'이라 부르며 사회적으로 우대하고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 한 모성영웅이 10번째 자녀를 출산해 북한 사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은 11일 평안북도 천마군 서고리에 사는 박금옥(44)씨가 지난달 26일 평양산원에서 딸 아이를 순산했다며 신생아의 몸무게는 3.78㎏이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박 씨는 2012년 11월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 참가, 9남매를 낳아 키운 공로로 '노력영웅' 칭호를 받아 그때부터 모성영웅으로 불렸다.

북한 매체는 박 씨의 10번째 임신을 위해 천마군 전체가 나서서 도왔고 평양산원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그를 입원시키고 유능한 의료진으로 전담팀까지 꾸려 보살폈다고 밝혔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듯이 북한에서도 인구 감소를 우려해 오래전부터 출산장려정책을 펴왔다.

북한 최초의 출산장려정책은 1961년 11월 열린 제1차 어머니대회를 계기로 시작됐다. 이는 6·25전쟁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노동력과 군 병력 유지가 어려웠던 당시의 상황이 반영돼 있다.

그 후 1970년대 들어 경제가 고속성장하면서 여성 노동력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여성의 권장 결혼연령을 28∼29세로 규정하는 등 제도적으로 출산을 억제했다.

특히 1983년께부터는 여성의 낙태수술을 공식 허용했으며 "하나는 좋고, 둘은 많다. 셋은 양심이 없고 넷은 미욱(미련)하다"라는 내용의 산아제한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 여성의 1인당 출산율은 1975년 5.1, 1980년 4.4, 1985년 3.6, 1990년 2.9, 1991년 2.8, 1992년 2.6명 등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결국 1990년대 들어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1990년대 중후반 들이닥친 심각한 경제난으로 영유아를 비롯한 수백만의 주민이 굶어 죽으면서 북한의 인구문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8년 9월 37년 만에 어머니대회를 열어 출산을 장려토록 했다.

이때 열린 제2차 어머니대회를 계기로 북한에서는 다산모에게 영웅 칭호를 주면서 사회적으로 내세우는 '모성영웅 제도'가 정착했다.

이어 2005년 제3차 어머니대회가 또다시 열리는 등 김정일 집권 시기 내내 출산장려 분위기가 지속됐다.

2012년 11월 제4차 어머니대회에서 박금옥을 비롯해 자녀를 9∼10명 낳은 여성 7명이 노력영웅 칭호를 받는 등 출산장려정책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계승됐다.

한 탈북여성은 "'고난의 행군' 이후 먹고살기 어려워지면서 자녀를 하나 더 낳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두려운 일이었다"라며 "그런 두려움을 깨고 용기 내 아이를 10명씩 낳는 여성들에겐 영웅 칭호를 주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모성영웅 칭호는 다산모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아이를 입양한 여성이나, '공화국영웅' 또는 노력영웅 자녀를 둔 여성에게도 주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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