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업체 측선 반발 "추가 소득 없는데... 횡포"
구글이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 ‘크롬캐스트’를 둘러싸고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지상파 방송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크롬캐스트는 지난달 14일 국내 출시 이래 국내에서만 수 만개 이상 판매됐다. 구글의 미키 김 아시아태평양지역 크롬캐스트 총괄은 “크롬캐스트는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대가 팔렸으며 국내에서도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수 없지만 하이마트, 지마켓 등에서 전자제품 판매 상위권에 들었다”고 말했다.
크롬캐스트는 구글에서 내놓은 일종의 동영상 재생장치로, TV의 USB단자에 꽂기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작동하는 각종 동영상 서비스를 TV 화면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구글의 유튜브와 구글의 온라인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제공하는 각종 영화, 모바일TV서비스인 SK플래닛의 ‘호핀’과 CJ헬로비전의 ‘티빙’등이 제공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크롬캐스트를 TV에 꽂은 뒤 스마트폰에서 유튜브, 호핀, 티빙 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영상이 와이파이를 통해 TV 화면으로 전송된다. 이후 스마트폰을 TV리모컨처럼 조작하거나 TV를 보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 이메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4만9,900원으로 저렴한 편.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사실상 TV를 휴대하는 셈”이라며 “가격이 저렴해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점은 SK플래닛의 호핀과 CJ헬로비전의 티빙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지상파 방송 및 지상파 드라마 등의 다시보기(VOD) 동영상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허락도 받지 않고 지상파 콘텐츠를 구글 크롬캐스트로 제공한다며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구글의 크롬캐스트는 별도 계약이 필요한 TV 셋톱박스”라며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기기를 통한 서비스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모바일TV서비스의 재전송을 막고 나선 것은 구글 크롬캐스트에 직접 진출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구글과 크롬캐스트에 직접 서비스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 중”이라며 “물론 SK플래닛과 CJ헬로비전이 정당한 대가를 내면 구글 크롬캐스트에서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막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에 CJ헬로비전은 구글 크롬캐스트를 통한 지상파 콘텐츠 제공을 중단했지만, SK플래닛은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구글 크롬캐스트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서 추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용자 편의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뿐인데 서비스 중지나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구글은 사업 당사자간의 문제여서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 및 IT업체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만큼 크롬캐스트 지상파 재전송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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