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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원활한 의사 소통과 내실 있는 훈련이 참사 막는다"

입력
2014.06.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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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한양대 교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가입니다. 여기에 문제가 있을 때 한두 명 희생에 그칠 사고가 참사로 커집니다.”

김태윤(53·사진)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으면 참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중앙로역 열차(1079호) 화재발생 사실을 보고받은 사령실의 부사령(4급)이 중앙로역으로 접근하는 1080호 기관사(6급)에게 “조심해 운전해 들어가라. 지금 화재 발생했다”고 전달했을 때 그 의미가 파악이 안되면 기관사는 “세우라는 것인지, 무정차로 통과하라는 것인지. CCTV라도 봐서 상황을 알려달라”고 정확히 물었어야 했다는 것. 김 교수는 그렇지 못한 이유를 “(후배인 기관사가 선배인 사령에게 묻기 어려운) 조직문화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대로 세월호의 경우에는 해경 지휘부의 선체 진입 지시에 123정 직원들이 “경사가 심해 못 들어가고 있다”고 거부한 이후 소통문제가 생겼다고 본다. 김 교수는 “이때 해경 지휘부는 ‘내가 책임진다. 맨발로라도 진입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고자-신고 접수자-의사결정권자-현장 간 커뮤니케이션이 계속 이뤄져야 하지만 그것이 안됐다는 것이 두 참사의 공통점”이라며 “선령(船齡) 규제나 스크린도어 설치 같은 하드웨어 개선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문제 해결과 내실 있는 훈련만이 참사를 막는 핵심대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대구지하철 참사와 세월호 참사의 공통점으로 ‘현장 담당자의 역량’ 문제를 꼽았다. 세월호는 침몰 1시간 20분 전인 오전 8시 52분 ‘배가 기울어진다’는 학생의 첫 신고가 있었지만 전화를 받은 해경 요원은 구명정을 바로 출발시킬 생각은 않고, 신고자에게 위도와 경도가 어떻게 되는지, 배 출항 시간은 언제인지 같은 불필요한 정보만 물었다. 대구지하철의 경우에도 다수의 사망자를 낸 진입열차(1080호)로 불이 옮겨가기 전 소방본부로 4차례 신고가 접수됐지만 지하철공사로 연락이 가지 않았다. 김 교수는 “골든타임에 중요한 지시를 내려야 하는 사람이 자리에 없거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모두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구지하철참사 수사기록, 대구시의 조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대구지하철 참사사례연구’(2005), ‘대구지하철참사 Ⅱ: 모래로 설계된 재난시스템’(2010) 등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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