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업체 영업소 설치신고
2004년 개성공단 가동 이후 처음으로 외국기업이 진출한다. 생산활동을 하는 입주기업은 아니지만 개성공단에 대한 해외업체의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공단 국제화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섬유기계용 바늘을 생산ㆍ판매하는 독일 업체 그로쯔 베커르트가 영업소 형태로 개성공단 진출 의사를 표명했고, 정부는 교류ㆍ협력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협력사업 신고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조만간 개성 현지에 북한 직원 2명과 소규모 주재원을 고용해 영업점을 설치한 뒤 공단 내 섬유 관련 입주기업들을 상대로 봉제 등에 필요한 바늘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쯔 베커르트는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15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 법인은 1999년 설립됐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5개 입주기업과 87개 영업소가 운영 중인데, 생산업체와 영업소를 통틀어 외국계 기업이 입점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남북이 공단 발전적 정상화의 하나로 국제화 추진에 합의한 바 있어 이번 영업소 개소는 외국기업의 공단 진출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우리 당국에 개성공단 투자를 문의한 외국기업은 20여 곳으로 이 중 2개사는 실제 생산활동 여부를 타진하는 등 구체적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생산 및 소매 판매를 목적으로 몇몇 외국기업이 공장 설립 의사를 구두로 전달해 왔다”며 “다만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문제 등 국제경쟁력 강화와 안전성이 더 보장될 필요가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9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를 19일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분기당 1회 열리는 것이 원칙인 개성공단 남북공동위는 지난해 12월 개최된 뒤 반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는 공동위나 산하 분과위 회의를 열어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전자출입체계(RFID)를 전면 실시하고 인터넷 설치, 상사중재위원회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나 북측은 지난 2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이후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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