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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조희연을 두려워하는가

입력
2014.06.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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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하다. 조희연을 향한 극우 측 적개심 말이다. 표현도 노골적이다. 극좌 전체주의니 이념 교회니. 싸잡아 종북이다. 사상 검증은 거칠고 글 못 쓴다는 비난은 질투처럼 유치하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감 취임 후 추진할 서울시 교육의 변화와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감 취임 후 추진할 서울시 교육의 변화와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은 누구인가? 그를 잘 아는 K교수는 필자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 ‘그는 유연하고 순탄한 사람. 이념적으론 NL(종북)이 아닌 PD(민중민주) 출신’. (…) 필자는 1980년대 중반 어느 해 직장 근처 커피숍에서 연세대 대학원에 다니던 사회학도 조희연을 만나본 적이 있다. (…) 그때 필자의 질문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 ‘민주화운동은 자유민주주의와 ‘극좌’(極左)와는 다른 진보’의 흐름을 담아왔는데, 요즘 학생운동은 그 선(線)을 넘어 극좌 전체주의로 가고 있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내부 논의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 운동이 무슨 독재 권력, 신성불가침이라도 됐는가? 하긴 ‘계급해방’이니 ‘민족해방’이니 하는 극좌 담론 이외엔 일체 ‘금지곡’이라도 된 것 같던 것이 그 시절의 대학 풍경이었다. (…) 그때의 주역들은 대한민국의 정계ㆍ사법부ㆍ언론계ㆍ문화계ㆍ학계에서 막강한 ‘대칭(對稱) 권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대학원생 조희연 역시 수도 서울의 좌파 교육권력으로서, 이제는 거꾸로 필자를 향해 ‘요즘 늙은 언론인들은 잘못 가고 있다’고 질책하게 생겼다. (…) 조희연과 함께 경기도교육감으로 당선된 이재정은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장관으로 있을 때 '북한에서는 고문, 공개 처형, 여성 인권침해, 외국인 납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응수했다. ‘저 내용들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다.’ (…) 이 시점에서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이번에 집권한 좌파 교육권력이 앞으로 혁신학교라는 이름의 ‘전교조 공작소’에서 그들만의 역사 교과서로 우리 청소년들을 이재정식 궤변에 전 좀비 병정으로 키우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 조희연이 누구인가를 설명해준 K교수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가 유연하다 해도 결국은 진영 논리로 갈 것이다.’ 박원순ㆍ조희연ㆍ이재정 등이 몸담은 ‘이념 교회’의 구속력이 신흥 종교적 수준이라면 조희연 개인의 DNA가 아무리 연성(軟性)이라도 그 차별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비관론이었다.”

-‘左派 교육권력’ 조희연을 우려함(조선일보 기명 칼럼ㆍ류근일 언론인) ☞ 전문 보기

“학자의 글에는 날카로움이 있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성공회대 사회학 교수)의 글은 장황하고 절충적이어서 그런 맛이 없다. 그래도 그는 대체로 성실한 학자라는 평가는 받는 모양이다. 다만 이런 애티튜드(attitude)에 대한 평가 속에 ‘진보’라고만 막연히 알려진 그의 이데올로기는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조 교수는 저서 ‘동원된 근대화’(2010년)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스탈린 독재와 히틀러 독재는 독재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민중의 동의를 창출하는 데 일정하게 성공했지만 박정희 체제는 ‘대단히 불안정한 독재’였다. …스탈린 독재나 히틀러 독재와는 달리 박정희 독재는 그렇게 광범한 동의적 기반을 구축하지 못했다.’ 박정희 독재가 독재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이 20세기 인류사의 수치인 스탈린 독재나 히틀러 독재보다 더 독재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스탈린 독재나 히틀러 독재보다 더 독재적인 시대를 산 사람들이 그 독재자의 딸을 지지해 대통령으로 만드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조 교수는 자유주의가 기본적으로 시장자유주의여서 싫고, 자유주의 중의 사회적 자유주의는 단지 포섭 대상일 뿐이라고 한다. 그의 포지션은 일단 사회민주주의인 것처럼 보이는데 정확히는 급진적 세력과 연대하는 사민주의다. 이런 의미의 사민주의는 독일 사민당(SPD)에서도 오늘날 위험시되고 있다. 조 교수가 취한 정치적 노선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확히 현실화됐는데 그것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다. (…) 전임 진보 교육감들이 무상급식으로 포문을 열었듯이 이번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 폐지로 포문을 열었다. 선진국에서 어떻게 급식을 하는지 듣도 보도 못한 얼치기 교육감들이 전면 무상급식이 글로벌 스탠더드인 양 선전하고, 외국 생활 중 유학생이라는 특수한 신분 때문에 돈 한 푼 내지 않고 아이들을 키운 ‘빌어먹은’ 학자들이 그게 모두에게 적용되는 양 선전하는 통에 국민은 현혹됐다.”

-조희연의 이데올로기(동아일보 기명 칼럼ㆍ송평인 논설위원) ☞ 전문 보기

보수 논객 송호근도 교육감 선거 결과가 마뜩지 않다. 균형감각 주문도 좌편향 걱정에서다. 하지만 조희연은 그의 서울대 사회학과 75학번 동기이자 같은 교수다. 덕담이 가능한 이유.

“청소년 교육의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한 강력한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서울·인천·세종 찍고 광주·부산·제주를 잇는 경인·호남·경부 라인이 ‘성적과 능력’에서 ‘평등과 선택’ 위주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특급인재 양성에 걸었던 낙수효과를 부정하고 보통인재의 평균상승 전략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표심이 그러하니 조타수를 바꿀 수밖에. 그게 시대의 명령이다. 그 명령을 수행할 두 명의 수장이 필자의 대학 동기다. 조희연과 김석준. (…) PD계열의 좌우파에 위치한 이들의 이념적 성향은 친북·종북과는 거리가 멀지만, 정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에 시달려온 대한민국 보통맘의 풍향계를 잘 못 읽을까 약간 걱정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공교육·인성교육·시민교육에 의기투합한 그들이 개성과 시민성을 갖춘 청소년을 길러줄 것으로 믿는다. 학교를 마을공동체와 결합하려는 조희연 당선자의 협력모델, 시민교육의회를 설치해 교육현장에 민의를 투입하려는 김석준 당선자의 협의모델이 결코 실험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입시개혁을 두고 대학총장들과 서슴지 않고 담판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터이다. (…) 5% 인재를 버리지 말고, 사령탑 주변에 전교조와 민교협 일색의 인사를 배치하는 것만은 피해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민심을 먼저 독해하기보다 이념과 열정을 앞세웠던 젊은 날의 독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대들이 같은 실수를 답습하지 않을 것을 믿는다.”

-교육감에 당선된 두 친구에게(중앙일보 기명 칼럼ㆍ송호근 서울대 교수) ☞ 전문 보기

시민사회에 조희연 당선이 갖는 의미는 이중적이다. 엘리트 유출은 공백을 초래한다. 그러나 시민이 시민사회를 대안 정치세력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기회다. 교두보가 될 수 있다.

“2011년 10월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그의 당선은 시민사회에 대한 거대한 도전이며 시민사회의 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경고도 했다. ‘국가와 시장을 감시하던 자가 감시의 대상이 됐다. 모든 형태의 권력은 부패할 수 있다. 그래서 시민사회가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박 시장의 가장 매서운 시어머니가 되겠다.’ 두 사람은 서울대 75학번 동문이며 참여연대 창립(1994) 멤버다. 오랜 동지의 승리였으나, 지식인 조희연은 친구의 승리를 축하하지 못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조 교수는 6ㆍ4 지방선거에서 서울교육감에 당선됐다. (…) 그에 앞서 2012년엔 역시 참여연대의 창립 멤버인 김기식 전 사무처장이 비례대표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됐다. 김 의원은 2000년 박 시장과 총선시민연대 낙선운동을 주도했다. (…) 시민사회 엘리트들이 성공적으로 정치에 안착하면서 적지 않은 시민사회 인사들도 정치를 꿈꾸게 될 것이다. (…) 하지만 걸리는 게 있다.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무서운 시어머니 역할은 누가 하나. (…) 박원순ㆍ조희연ㆍ김기식은 엘리트 대학을 나와 시민사회의 엘리트로 성장했고 지금은 정치의 엘리트가 됐다. 그들이 지키던(그리고 떠나온) 시민사회는 지금 좋은 인재들이 꿈꿀 만한 영역으로 남아 있는가. 그렇다고 답하기 망설여진다면, 조 교수가 말한 시민사회의 고갈은 이미 진행 중인지 모른다.”

-시민사회의 고갈을 우려하는 이유(6월 9일자 중앙일보 ‘노트북을 열며’ㆍ강인식 사회부문 기자) ☞ 전문 보기

“1994년 7월25일 서울 용산역 앞 사창가의 허름한 건물 사무실 한 켠에 돼지머리와 막걸리가 올려졌다. ‘참여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가칭)’ 준비위원회의 입주식이자 상견례 자리였다. (…) 20년전 이 곳에는 박원순 변호사와 당시 서른여덟살 동갑내기인 진보적 사회학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있었다. 박 변호사는 인권변호사 그룹을, 조 교수는 진보적 학자 그룹을 이끌고 참여연대를 출범시킨 창립 멤버다. (…) 열악한 환경에서 참여연대를 이끌었던 두 사람은 모두 워커홀릭으로 평가받는다. (…) 이후 참여연대는 재벌개혁 소액주주운동, 부패정치인 낙천낙선운동 등을 벌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그리고 시민운동의 동지였던 두 사람도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 묵묵히 20년 넘게 시민운동을 하며 세상을 변화시킨 두 사람에 대한 기대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득표율에 여야 어느 쪽에도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한 민심이 보인다. 선거 때마다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절묘한 민심’은 '둘이 싸우지 말고 잘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뭔가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정치 세력에 대한 갈망의 표현은 아닐까. 때문에 각종 비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참여와 소통, 연대, 개혁으로 상징되는 시민운동 세력에 주목하게 된다.”

-박원순과 조희연, 그리고 참여연대(한국일보 ‘36.5°’ㆍ한준규 사회부 차장대우) ☞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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