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28ㆍ스페인)에겐 19가지의 루틴(Routines)이 있다.’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가 최근 나달에 대해 이 같은 분석기사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프랑스오픈 테니스를 9차례나 석권한 나달에겐 오래전부터 이 같은 루틴이 ‘승리의 주술’을 불러일으킨다고 널리 알려져 왔다. 루틴은 사전적 의미로는 지루하고 판에 박힌 일상의 틀을 말하지만 스포츠에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습관적 행동’을 뜻한다. ‘19가지의 루틴’이 비록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기이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나달에겐 테니스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는 의미다.
1 코트에 들어갈 땐 왼손에 반드시 한 개의 라켓을 쥐고 있다.
2 베이스라인을 넘을 땐 오른발이 먼저 선 밖으로 나오게 한다. 선을 밟지 않음은 물론이다.
3 코트 내 자신의 벤치에 도착 후, 가방을 내려놓고 목에 걸고 있던 ID카드 정면이 하늘을 향하도록 벤치에 벗어둔다.
4 엉덩이 사이에 낀 바지를 꺼내는 행동을 수시로 반복한다.
5 상대 선수와 심판을 기다리게 하며 자신의 벤치 부근에서 몸을 푼다.
6 자켓을 벗는 동안 점핑을 계속한다. 이때 눈길은 관중석을 향하고 있다.
7 총 3통의 피로회복 음료를 꺼내 1통은 손에 쥐고 2통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볼퍼슨에게 건넨다. (그러는 사이 상대 선수와 심판은 계속 그를 기다리고 있다.)
8 에너지를 보충하는 ‘파워 젤’을 먹는다. 봉지의 맨 윗부분을 뜯어내고 양쪽 측면을 접으면서 빨아먹는다.
9 네트 앞에 도착한 뒤 심판이 동전 토스(서브 순서를 정하기 위해)를 하는 동안 점핑을 계속 한다.
10 베이스라인을 향해 지그재그로 뛰어가며 워밍업을 한다. 이 경우도 절대 선을 밟지 않는다.
11 관중석에 앉아 있는 가족의 위치를 확인한다.
12 경기에 앞서 항상 찬물로 샤워한다.
13 매 포인트 직후 볼퍼슨에게 수건을 달라고 요구한다. 땀을 닦을 때는 왼쪽 얼굴을 먼저 닦고, 오른쪽 얼굴과 팔 순이다.
14 코트를 바꿀 때는 상대 선수가 먼저 지나가도록 자신의 코트에서 기다린다. 넘어갈 때는 상대의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때도 절대 선을 밟지 않는다.
15 피로회복 음료를 마실 때는 한 모금만 마신다.
16 물도 한 모금만 마신다.
17 음료를 놓아 두는 장소와 심지어 간격도 항상 똑같다. 물과 피로회복 음료를 직각으로 두는데 물병을 관중석에 가깝게 둔다.
18 양 어깨(왼쪽 먼저)쪽 셔츠를 매만진 뒤 코를 한 차례 쓰다듬고, 다시 왼쪽 귀와 코, 그리고 오른쪽 귀를 한차례 어루만진다.
19 셔츠를 갈아 입을 때는 보조 의자에 한동안 앉아 있는다.
이밖에 나달이 3~6차례 볼을 튕기다가 서브를 넣는 것도 루틴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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