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싸이 바람이 불 조짐이다. 최근 공개된 ‘행오버’ 뮤직비디오가 주목 받으면서 ‘강남스타일’열풍이 다시 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가수 싸이의 인기를 넘어섰던 또 다른 스타 ‘싸이’가 10여년 전에 있었다. 토종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싸이월드’ 얘기다.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인 2,700만명이 이용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밀려나더니, 2011년엔 해킹에 따른 대규모 정보유출로 결정타를 맞았다. 요즘들어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그랬던 싸이월드가 와신상담하면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가출했던 사람들, 다시 잡아와야죠.”
집 떠난 자식들을 찾아 나선 부모처럼 보였다. 10일 서울 서대문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운(47) 싸이월드 대표는 “구성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겠다”며 ‘뉴 싸이월드’ 출시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 대표는 싸이월드의 최전성기였던 2005~06년 사이 전략본부장을 지냈다. 30명의 직원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4월8일)해 벤처 초심으로 돌아간 싸이월드는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에 특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며 “상업성에 치우쳐 실패했던 실수를 다시 범하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세가 된 모바일 환경은 등한시 한 채 PC환경에만 안주했고, 지나친 광고 노출로 이용자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싸이월드의 경영 실패를 되풀이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온라인 상의 내 방과 같은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예를 들어 기존 싸이월드에 저장한 오래된 사진을 감성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일반 카페처럼 꾸며졌다면, 뉴 싸이월드에선 옛날 고향집과 같은 인테리어로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떨어져 나온 덕분에 가능해졌다.
최종 목표는 역시 글로벌 시장에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업체들을 넘어, 사람 냄새 나는 새로운 의미에서의 SNS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기운으로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뉴 싸이월드’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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