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깊은 뿌리로 산다
-한국일보 창간 60주년을 축하하며-
김후란 시인ㆍ전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
이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
무한공간에 두 팔을 벌리고
우주를 품는다
비바람 이겨내며 나무는 자라고
깊이 내린 뿌리가 생명의 원천이다
60년 전 우리의 삶의 터전은
6ㆍ25 전쟁 끝에 폐허가 되었었다
무참하게 무너진 벽돌 다시 쌓아올리며
한국일보 녹색 깃발 휘날리며
그 시절 우리 모두 젊음과 패기에 넘쳤다
변화의 첨단에서
새로움을 키워가며
시련과 영광의 역사
소용돌이 속에서 뛰었다
혼돈의 사회 일으켜 세워
정의로운 펜으로 세상에 알리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이끌어왔다
우리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먼 길 흩어져 바쁘게 살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 쪽을 향했다
창업 의지 살리며
긴 세월 힘껏 뻗어왔듯이
이제 또다시 도약의 참모습 기대하며
우거진 나무그늘에서
정겨운 우리 모두 한마음이다
꿈이 있으면 큰 길이 보이듯이
광막한 우주에, 우리 사회에,
향기로운 피톤치트 전하는
엄정한 언론의 길
길이 빛나라
길이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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