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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깊은 뿌리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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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깊은 뿌리로 산다

입력
2014.06.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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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깊은 뿌리로 산다

-한국일보 창간 60주년을 축하하며-

김후란 시인ㆍ전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

이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

무한공간에 두 팔을 벌리고

우주를 품는다

비바람 이겨내며 나무는 자라고

깊이 내린 뿌리가 생명의 원천이다

60년 전 우리의 삶의 터전은

6ㆍ25 전쟁 끝에 폐허가 되었었다

무참하게 무너진 벽돌 다시 쌓아올리며

한국일보 녹색 깃발 휘날리며

그 시절 우리 모두 젊음과 패기에 넘쳤다

변화의 첨단에서

새로움을 키워가며

시련과 영광의 역사

소용돌이 속에서 뛰었다

혼돈의 사회 일으켜 세워

정의로운 펜으로 세상에 알리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이끌어왔다

우리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먼 길 흩어져 바쁘게 살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 쪽을 향했다

창업 의지 살리며

긴 세월 힘껏 뻗어왔듯이

이제 또다시 도약의 참모습 기대하며

우거진 나무그늘에서

정겨운 우리 모두 한마음이다

꿈이 있으면 큰 길이 보이듯이

광막한 우주에, 우리 사회에,

향기로운 피톤치트 전하는

엄정한 언론의 길

길이 빛나라

길이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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