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감독들이 본 한국 대표팀은?
벨기에 '여유' 러시아 '신중' 알제리 '경계'
홍명보 "남들이 우리 무시하는 게 좋아"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같은 본선 H조에 속한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의 수장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과 팀의 위상에 따라 한국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였다.
H조 톱시드이자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한결 여유로운 자세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빌모츠 감독은 지난달 14일 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벨기에 대표팀 선발에 집중하느라 아직 한국팀에 대한 전력 분석을 마치지 못했다"며 "아직 한국과의 경기는 5주 이상 남아 있다"고만 답했다.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5주 앞둔 월드컵 경기의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한국을 그리 비중 있는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빌모츠 감독은 "러시아, 알제리, 한국과 맞붙는다는 것은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뜻"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나머지 두 팀도 '한 수 아래'로 보는 시선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벨기에는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에 코칭스태프를 파견하기로 하는 등 한국에 대한 전력 분석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H조 최강'이라는 기본 인식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남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게 오히려 좋다"며 약체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역발상'의 접근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바람과 달리 나머지 두 팀의 감독들은 한국에 대해 신중과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는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한 듯 한국에 대해 자못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펠로 감독은 지난 7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나서 한국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자 "우리 조 내 팀들 간의 경쟁은 아주 긴장되고 팽팽할 것"이라는 말로 답을 갈음했다.
이어 첫 경기 예상 성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게 없다"며 신중한 답을 내놨다.
그러나 그는 모로코전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한국과의 첫 번째 경기에 모든 훈련의 초점을 맞췄다"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며 한국전 필승을 노리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한국의 전력을 높게 평가하는 H조 유일의 감독이다.
알제리는 월드컵에서 이렇다 할 발자취를 남긴 적이 없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2위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H조 내에서는 벨기에(11위), 러시아(19위)에 이어 한국(57위)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하는 팀이다.
따라서 한국과 알제리가 월드컵에서 1승을 노린다면 가장 유력한 상대는 서로일 수밖에 없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4월 영국의 축구 전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H조 팀들에 대한 어마어마한 양의 비디오를 봤다"고 말해 이미 한국을 비롯한 상대국 전력 분석에 열중해왔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한국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할 것 같다. 한국은 그들이 얼마나 좋은 팀인지 보여줄 것"이라며 벨기에나 러시아가 아닌 한국의 좋은 성적을 예상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은 오는 18일 오전 7시 러시아와 대망의 1차전을 치르고 23일 오전 4시 알제리와 맞붙은 다음 27일 오전 5시 벨기에와의 최종전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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