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사망... 평화 협상에 찬물
파키스탄 최대 국제공항이 자폭용 폭탄과 중화기를 동원한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공항경비대, 항공사 직원 등 최소 18명이 숨졌다. 무장대원 10명도 5시간 교전 끝에 전원 사망했다. 이슬람 무장반군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TTP와 정부는 2월부터 평화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교전이 지속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이자 상업 중심지인 남서부 항구도시 카라치의 진나국제공항이 습격을 받은 시각은 8일(현지시간) 밤. 무장 괴한들은 정ㆍ재계 고위인사의 전용 이동로로 쓰이는 터미널로 침투해 공항경비대와 교전을 벌였다. 괴한들이 기관총, 로켓추진수류탄 등 중화기로 공격하면서 불꽃과 폭발음이 밤하늘을 갈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교전으로 공항경비대원 8명, 국영 파키스탄항공 직원 3명 등 18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교전 장소가 일반 여객기용 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사고 직후 공항에 대피령이 내려져 일반인 희생자는 없었다. 한때 항공기 두 대가 괴한들의 공격으로 불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당국은 무장괴한 10명이 모두 몸에 폭발물을 둘렀으며 몇 명은 공항경비대의 공격을 받자 실제로 자폭했다고 밝혔다. 일부 괴한들은 공항경비대 복장으로 신분을 위장하기도 했다. 카라치가 속한 신드주(州)의 카임 아릴 샤 주총리는 “괴한들은 잘 훈련됐고 치밀한 계획 아래 움직였다”며 항공기 및 공항시설 파괴가 테러 목표였다고 말했다.
샤히둘라 샤히드 TTP 대변인은 9일 이번 공격이 TTP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 살해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히고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메수드는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에서 미국 무인기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올해 2월 나와즈 샤리프 총리 정부와 평화회담을 시작한 TTP는 강경 성향 분파들이 잇따라 떨어져 나가자 정부군 공격을 재개하며 조직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카라치는 TTP의 오랜 거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2011년 TTP가 해군 기지를 무력 점거하면서 10명이 사망했다.
이훈성기자 hs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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