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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경험 선수 적지만… 공은 둥글다, 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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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경험 선수 적지만… 공은 둥글다, 일 낼 수 있다

입력
2014.06.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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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재가 9일 용인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이운재는 "월드컵 출전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목적의식과 열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김지섭기자
이운재가 9일 용인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이운재는 "월드컵 출전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목적의식과 열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김지섭기자

2002 프랑스, 2010 독일 등

우승팀도 예선 탈락 수모 겪어

역대 가장 젊은 태극전사들

목표 의식·열정 더욱 중요

"선택박은 23인의 선수들

자부심 갖고 뛰어 줬으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골키퍼 전설로 남은 이운재(41) 23세 이하 대표팀 코치가 후배들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자신했다.

이운재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며, 현역 시절 무려 네 차례(1994ㆍ2002ㆍ2006ㆍ2010)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한국 골키퍼로는 유일하게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에도 가입했다. A매치 성적은 132경기 출전 114실점이다. 그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이 선정한 21세기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운재는 9일 경기 용인 영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많은 팬들이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들의 큰 무대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데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황선홍, 홍명보 선배 등을 제외하면 선수들 대부분이 경험 없는 선수들이었다”며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의 목적 의식과 열정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달려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나간 선수들인 만큼 그라운드에서 책임감을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뛰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월드컵 개막까지 얼마 안 남았다. 경험상 선수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아직까지 피부로는 못 느낄 것이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 땅을 밟기 전 런던에서 훈련을 했는데 단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막상 결전지에 들어가면 실감나고 더 긴장감이 돈다. 최고의 몸 컨디션으로 뛸 생각만 강해진다. 신경도 점점 예민해지고 경기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말수가 줄어든다.”

=당시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했는지.

“이겨서 환호하고 즐거운 장면만 상상했다. 경기 전 걱정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것만 생각을 하면 준비할 때 흥분되는 느낌이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후배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많은 분들이 긴장하지 말고 즐기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나간 선수들인 만큼 그라운드에서 책임감을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뛰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23명 가운데 분명 뛰는 선수도 있고 못 뛰는 선수도 있다. 뛰는 선수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 몫을 해줘야 한다. 못 뛰는 선수는 불만을 갖지 말고 월드컵 무대에 가고 싶어도 못 간 선수들의 심정을 이해하며 그들의 몫까지 뛸 생각을 해야 한다.”

=태극전사들의 큰 무대 경험 부족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데.

“물론 경험은 중요하지만 정답은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은 별로 없었는데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예상 외의 일이 나온다. 1998 대회 우승 팀 프랑스가 2002 대회에서 3패로 예선 탈락하지 않았나.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의 목적 의식과 열정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달려들어야 한다. 또 23인의 선수가 모두 리더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대표팀이 16강에 가려면 조별예선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둬야 할 것으로 보는지.

“안 어려운 경기가 없겠지만 예선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16강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최소 1승2무가 필요하다고 본다. 1승1무1패는 애매할 것 같다.”

=한국과 함께 H조에 편성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을 평가하자면.

“조 편성 발표 때부터 만만하게 안 봤다. 세 팀은 매번 월드컵에 나온 팀들이 아니다. 팬들은 최고의 팀이 아니라고 생각해 해볼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물론 월드컵에 나가는 팀들 모두 준비를 잘 하겠지만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은 월드컵에 많이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열정과 동기부여가 어느 팀보다 잘 돼있을 것이다.”

=줄곧 선수로 월드컵을 참가하다가 방송 프로그램(힐링캠프)을 통해 월드컵 현장에 가는데 느낌은 어떨 거 같은지.

“선수로 뛸 때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신 없이 했다면 이제는 한발 떠나서 국민들이 대표팀을 열심히 응원해주는 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브라질에 가 있는 이번 시간은 또 다른 재산이 될 것 같다. 먼 곳에서 후배들을 직접 응원해줄 수 있어 감사한 마음도 든다.”

=월드컵이 끝나면 아시안게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인데.

“이광종 감독님이 항상 말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대표팀 소집을 위해 많은 협조 요청을 구할 것이지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선수들을 잘 선발할 필요가 있다. 와일드카드도 신중히 결정할 것이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만 나가면 자주 4강에서 떨어졌다. 상대 팀이 강 팀도 아닌데 승부차기나 한방을 맞아 졌다. 0.01%의 실수도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용인=김지섭기자 onion@hksp.kr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개최국 영국을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올림픽 도전 64년 만에 사상 첫 4강에 진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이어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오른쪽은 5일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골키퍼 이범영이 영국의 5번 키커인 스터리지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낸 후 환호하는 모습. 왼쪽은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이운재가 스페인의 4번 키커 호아킨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낸 후 환호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개최국 영국을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올림픽 도전 64년 만에 사상 첫 4강에 진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이어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오른쪽은 5일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골키퍼 이범영이 영국의 5번 키커인 스터리지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낸 후 환호하는 모습. 왼쪽은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이운재가 스페인의 4번 키커 호아킨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낸 후 환호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운재는 누구

생년월일 1973.4.26

출신교 청남초-대성중-청주상고-경희대

소속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

A매치 성적 132경기 114실점

프로 성적 410경기 425실점

월드컵 출전경력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

2006 독일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4강

1994 미국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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