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무총리 인선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 등 박근혜 정부 2기 진용 구성을 위한 인적 쇄신의 시동이 걸렸다. 박 대통령은 어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윤두현 YTN플러스 사장을 임명했다. 총리 후보자 지명은 초 읽기에 돌입한 분위기다. 이번 인적 개편은 세월호 참사 및 6ㆍ4지방선거 민심에 답하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그 성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향후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새 총리 인선 기준으로 개혁성과 도덕성을 제시하고 적임자 물색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하지만 청와대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총리 후보자 면면을 보면 쇄신과 변화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 적지 않다.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 가운데 개혁성과 도덕성을 충족하는 경우는 드물고, 다분히 정치 공학적 차원의 하마평까지 무성하다. 정권과 코드가 맞는 좁은 인재풀 안에서만 후보를 고르려고 하는 탓일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 그림도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후임 홍보수석에 그 동안 논란이 많았던 현직 언론인 등용이 되풀이 된 것을 보면 청와대가 새 참모진 구성에 충분한 고민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6ㆍ4지방선거 전에는 퇴진이 기정사실화 했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유임될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각의 분석대로 박 대통령이 어느 쪽도 손을 들어주지 않은 6ㆍ4지방선거의 민심을 잘못 해석한 때문이라면 큰 일이다. 한국일보가 창간 60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55%가 6ㆍ4지방선거 결과는‘세월호 참사 등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응답했다. 박 대통령의 눈물의 호소가 선거에서 일부 통했다고 해서 전체 판을 잘못 읽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국민 다수가 무릎을 칠 수 있는 총리 인선과 함께 대통령을 국민의 눈 높이에서 보좌할 수 있는 전면적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야말로 이번 인사쇄신의 핵심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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