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 중요한 국가는
한국, 미국 46.5% 중국 46.4% 비슷
일본, 미국 74% 중국 14% 큰 차이
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일본 국민의 경계심은 한국 보다 훨씬 더 컸다. 군사ㆍ외교적 위협은 물론 중국 경제의 발전이 결과적으로 일본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비율보다 많았다.
‘중국을 신뢰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일본인들은 ‘신뢰하지 않는다’(90%)고 응답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뢰한다’(4%)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중국을 신뢰한다’(33.8%)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중국에 친밀감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도 일본 국민은 ‘친밀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77%로 과반수를 훨씬 넘었다. ‘친밀감을 갖고 있다’는 18%에 그쳤다. 한국인 가운데서는 ‘친밀감을 갖고 있다’(54.3%)가 ‘친밀감을 갖고 있지 않다’(41.3%)고 대답한 비율이 13%포인트 많았다.
중국에 대한 한일 양국민의 엇갈린 시각은 최근 역사문제가 불거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역사퇴행적 인식이 심화하면서 한국인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공동 피해자인 중국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진 반면, 일본인은 중국이 대일 압박을 강화하면서 그만큼 경계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일본을 추월한 중국의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엇갈렸다. 일본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향후 일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56%)는 응답이 과반이었으나 ‘긍정적 영향이 크다’(31%)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의 경제발전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크다’(42.7%)고 응답한 비율이 ‘부정적 영향이 크다’(25.9%)는 비율을 압도한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중 자국에 중요한 국가를 묻는 질문에도 한일간 인식 격차가 드러났다. 일본은 미국(74%)을 꼽은 응답자가 중국(14%)을 꼽은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등 두 나라가 군사적 측면에서 전례 없이 강한 동맹 관계를 구축한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미국(46.5%)과 중국(46.4%)을 선택한 응답이 비슷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 신흥 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가운데 어느 한쪽도 소홀할 수 없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에서도 두 나라 국민이 다른 우선순위를 갖고 있는 게 확인됐다. ‘북한 문제와 관련,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2개까지 응답)을 묻는 질문에 한국인은 단연 ‘핵개발 중지’(69.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미사일 개발 및 발사 중지’(47.0%), ‘북한과의 경제협력’(25.5%), ‘북한과 국교정상화’(23.3%), ‘6자회담 추진’(14.2%)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일본 국민은 최근 북한과 재조사에 합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 해결(66%)을 1순위로 꼽았고, ▦핵개발 중지(57%) ▦미사일 개발 및 발사 중지(33%) ▦6자회담 추진(22%) 등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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