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주 거주 파비오치씨
"이번 월드컵서 6번째 우승 땐 내 이름에 브라질 넣어 개명"
“영국인이 축구를 발명했다면 브라질인들이 이를 완성했다(The English invented it, the Brazilians perfected it).”
세계 축구에서 공공연하게 통용되는 문구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축구에 빠져 사는 브라질에서도 남들보다 ‘더욱’ 축구를 사랑하는 60대 변호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6일(한국시간) 상파울루주 캄피나스 시에 사는 변호사 네우손 파비오치(63ㆍ사진)의 유별난 축구 사랑을 전했다. 파비오치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르자 자기 자신과 약속을 했다. 브라질이 이탈리아를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할 경우 생활 속에서 브라질 국기에 있는 색깔만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승부차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파비오치는 즉각 실행에 옮겼다.
이후 파비오치는 지금까지 노란색과 초록색, 파란색, 흰색 등 4가지 색깔의 옷만 입었다. 심지어 출퇴근 시 이용하는 모자와 셔츠, 양말도 예외가 아니다. 그의 집에 있는 책상, 시계, 의자 등 모든 물건들은 모두 4가지 색깔로 된 것뿐이다.
특히 파비오치가 즐겨 타는 2대의 자동차는 캄피나스 시의 명물로 꼽힌다. 1972년과 1982년식 폴크스바겐 푸스카 자동차는 4가지 색깔로 꾸며졌고 자동차 위에는 브라질 국기까지 걸려 있다. 파비오치는 자동차에 1994년 미국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호마리우’와 현 대표팀 스트라이커 ‘네이마르’의 이름을 붙였다. 그는 항상 길거리에서도 브라질 국가를 크게 틀어놓는다.
파비오치는 최근 들어 자신과 새로운 약속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이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면 자신의 이름을 ‘네우손 파비오치 반데이라 두 브라질(Nelson Paviotti Bandeira do Brasil)’로 개명하기로 했다. 반데이라 두 브라질은 ‘브라질 국기’란 뜻이다.
파비오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브라질을 너무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나의 복장 등으로 인해) 더 밝은 브라질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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