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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태양광 전쟁... 숨죽이는 국내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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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태양광 전쟁... 숨죽이는 국내 업체들

입력
2014.06.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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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5% 반덤핑 관세

中 "업체 보호" 보복 예고 등

2012년 시작된 싸움 확산

국내업체 시흥시장 틈새 공략

"당장 한국산 수출 늘겠지만

반덤핑 불똥 튈까 우려도"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확대되고 있다. 사업 확대를 노리는 국내업체들에게는 단기적으로 호재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좋기만 한 것은 아니란 평가가 많다.

5일 관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 트리나솔라, 선테크 등 5개사에 18.56~35.2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 그치지 않고 미국 상무부는 다음달 23일 중국산 태양광 전지에도 반덤핑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예정이어서, 미ㆍ중 태양광 전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태양광 전쟁은 2012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솔라월드 등 미국 태양광업체들은 중국의 선테크와 트리나솔라 등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태양광 패널을 미국에 수출해 미국업체들의 피해가 크다며 미 정부에 덤핑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미 상무부는 중국 태양광 업체들에게 최대 25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상무부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 7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미국업체들에게 최대 57%, 한국업체들에게 최대 48.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에서 반덤핑 조사를 받은 중국의 태양광 패널업체들은 필요한 폴리실리콘의 80%를 미국 한국 유럽에서 구매해 패널을 생산해 왔는데 이 부분을 공격한 것이다.

한국산 폴리실리콘이 반덤핑 판정을 받은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만 반덤핑 판정을 하면 보복처럼 보일 수 있어 한국업체를 끼워 넣은 것”이라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한국이 엉뚱한 피해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싸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올해 초 재차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의 반덤핑 조사를 선언했다. 중국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산된 부품으로 태양광 패널을 조립해 반덤핑 판정을 받자, 이를 피하기 위해 대만 부품으로 패널을 만들어 저가 수출했다는 미국업체들의 주장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반덤핑 조사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다양한 수단으로 중국업체들을 보호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상무부가 이번에 중국 태양광패널업체들에게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만큼 중국의 보복 조치가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태양광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침체였던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관련업체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 설치 수요가 지난해 35GW에서 올해 43GW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춰 LG전자와 한화큐셀, 한화솔라원 등 한국업체들은 4~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태양광 전시회 인터솔라에 참가해 유럽 및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다시 불붙은 미ㆍ중 태양광 전쟁은 국내업체들에게 단기적으로 이득이 될 전망이다. NH농협증권의 최지환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면서 한국과 유럽산 폴리실리콘 수입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 업체들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태양광 제품 가격을 올려 장기적으로 전체 태양광 시장 성장을 위축시킬까 우려된다”며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의 경우처럼 국내업체들에게도 반덤핑 조사 등의 불똥이 튈 수 있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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