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반환점 돈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감기 증세 선수 정상 돌아와 "파주 NFC서 흰색으로 출발 지금은 분홍색으로 물들어 브라질 도착 땐 빨간색 될 것" 1차 목표는 조별에선 통과 세 경기에 올인 각오 밝혀
홍명보(4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를 악 물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H조에서 맞붙는 상대국들의 무시에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홍 감독은 5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인 미 플로리다주 아벤추라의 턴베일 리조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남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게 오히려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지난달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만 따지면 조별리그 H조 4개국 가운데 벨기에(12위), 러시아(18위), 알제리(25위)에 이어 55위로 최하위다. 상대국들이 볼 때 한국은 16강 진출을 향한 1승 제물이다.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는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벨기에와 알제리의 평가전을 직접 관전하겠다고 밝혔지만 홍명보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의 시선도 한국보다는 러시아와 알제리를 향해 있다. 벨기에 대표팀 에이스 에당 아자르(23ㆍ첼시)는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16강이 아닌 8강 진출 이상이다.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 CBS는 H조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할 국가로 벨기에와 러시아를 꼽았다. 축구 전문가 6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4명이 한국은 조 3위에 머물 것으로 점쳤고, 단 1명만이 조 2위를 예상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예상한 제리 힌넨 기자는 “월드컵 본선에서 최근 한국이 러시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러시아의 노련하고 조직적인 수비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홍 감독은 “우리에 대해 적극적인 분석을 하지 않는 것이 나쁘지 않다. 1차 목표인 조별예선 통과를 위해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전지 훈련의 반환점을 돈 홍 감독은 태극전사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면서 “자칫 훈련 초반에 위기를 맞을 뻔했다. 선수 관리가 중요한 데 일찍 정상 상태로 돌아와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전지 훈련 나흘째인 지난 4일 골키퍼 이범영(25ㆍ부산)과 미드필더 기성용(25ㆍ스완지시티)이 강도 높은 훈련과 시차 때문에 생긴 감기 증세로 훈련에서 빠지고, 이청용(26ㆍ볼턴)과 이용(28ㆍ울산)도 가벼운 미열 증세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돌발 악재가 생겼다. 다행히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4명의 선수들은 모두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고 발목 부상으로 빠져 있던 홍정호(25ㆍ아우크르부르크)도 6일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례적으로 색깔로 표현, 눈길을 끌었다. “파주NFC에서 흰색으로 출발했다면 브라질에 도착할 때는 빨간색이 돼야 한다. 지금은 분홍색 정도로 물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1차전 결과가 중요하지만 나머지 두 경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러시아전 준비가 핵심이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체력과 전술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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