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와 강원지사 선거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이어지면서 후보들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개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권자들도 밤을 새워가면서 개표 상황 방송을 지켜봤다.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가 맞붙은 충북지사 선거에서는 개표 초반 이 후보가 분위기를 탔다. 투표함이 열리자마자 윤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접전을 이어가던 이 후보는 3%가 개표된 4일 밤 9시쯤부터 2% 안팎의 살얼음 리드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윤 후보측은 “지난 4년 간의 무능한 야당 지방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보수층이 막판에 총결집했다”며 “도내 최대 표밭인 청주에서 역전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승리를 예상했다.
반면 이 후보측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종시를 지켜내고 통합청주시를 이룬 사실을 도민들이 잘 아는 만큼 이변은 없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2008년 국회의원 선거 이후 6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 두 후보는 ‘50년 지기’란 관계가 무색할 정도로 선거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사사건건 상대를 헐뜯는 진흙탕 싸움은 막판 고소ㆍ고발전으로 번졌다. 중앙당까지 비방전에 가세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지방정권 심판론’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책임론’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었다.
강릉 최씨 종친이 맞붙은 강원지사 선거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전이 이어졌다.
4일 밤 11시 현재 개표율이 20%를 넘긴 가운데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가 49.94% 득표율로 47.96%인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2.4% 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난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개표 초반 최흥집 후보가 한때 10% 포인트 가량 앞서 나가자 분위기가 술렁였으나 춘천과 원주지역 투표함이 열리면서 최문순 후보가 격차를 2% 포인트 이내까지 좁혔다.
그러나 도내에서 가장 유권자가 많은 춘천 퇴계동, 원주 단계동의 투표함이 열리지 않아 이들 지역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최흥집 후보 측은 “출구조사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선거막판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승산이 충분하다”며 대역전극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최문순 후보는 “지난 3년간 해묵은 현안을 해결했고, 특유의 섬기는 리더십이 호응을 얻어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승리를 내다봤다.
강원지사 선거의 포커스는 민선자치가 시작된 199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소속 도지사가 탄생하느냐다.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는 ‘힘 있는 여당 도지사론’을 내세워 도백에 도전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는 현안이 산적한 도정의 연속성을 명분으로 수성에 나섰다. 선거 초반 판세는 최문순 후보가 20% 포인트 가까이 앞서며 낙승이 예상됐으나 지역구 국회의원 9명 등 새누리당의 지원을 업은 최흥집 후보의 맹추격이 시작돼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두 후보는 논문표절 의혹과 ‘강원랜드 관피아’ 논란을 제기하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청주=한덕동기자ddhan@hk.co.kr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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