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법원 "황교안 법무, 삼성 금품수수 내용 공개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법원 "황교안 법무, 삼성 금품수수 내용 공개하라"

입력
2014.06.04 03:00
0 0

김용철 변호사 진술 조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조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조서

본보가 낸 준항고 수용 검찰은 "조서 없다"

2007, 2008년 검찰의 삼성 특별수사본부(특본)와 삼성 특검의 조사 내용 가운데 김용철 변호사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삼성의 금품을 전달한 의혹에 대한 진술조서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한국일보가 김 변호사의 진술조서 열람ㆍ등사를 불허한 검찰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준항고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삼성 특검의 검사로비 관련 조서가 “없다”고 밝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송영복 판사는 지난달 12일 “검찰은 김 변호사의 ‘검찰에 대한 로비’ 진술조서 중 김 변호사와 황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이름과 직책을 빼고 열람ㆍ등사를 허용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일보는 김 변호사가 “1999년 부장검사이던 황 장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증언한 것 등을 토대로 황 장관의 금품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황 장관은 “이미 삼성 특검에서 무혐의 처분됐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2월 형사소송법 제59조의2에 따라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수사기록 중 김 변호사 진술조서의 열람ㆍ등사를 신청했으나 검찰이 불허하자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한국일보는 준항고장에서 “황 장관의 손해배상 청구가 이유 없음을 입증하는 데 해당 기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준항고는 법원이나 검사가 내린 처분이나 결정에 대해 취소 혹은 변경을 청구하는 불복 절차 중 하나다.

송 판사는 결정문에서 “한국일보는 민사소송의 피고로서 김 변호사의 검찰 로비 진술조서에 대해 기록 열람ㆍ등사 자격이 주어지는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 해당하며, 김 변호사와 황 장관 외에 나머지 사람들의 이름과 직책을 제외한 부분은 공개로 인한 이익이 사건관계인 등에게 초래될 불이익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에 앞서 송 판사는 검찰에 김 변호사의 진술조서 제출을 명했고, 검찰이 제출한 10개 자료 중 2007년 12월 3일자 삼성 특본의 ‘검찰에 대한 로비’ 진술조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특검 조서는 이 중 2개(2008년 1월 10일자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구성ㆍ역할’, 1월 14일자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불과하고, 2008년 3월 17일 김 변호사가 소환돼 로비와 관련해 진술한 내용 등은 포함되지 않아 검찰은 보다 중요하게 꼽히는 특검 진술조서를 누락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이 특검 조서가 있는데도 제출하지 않았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 현직 장관을 비호하기 위해 법원을 속이고 신청인의 권리를 제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 조서가 2개로 끝날 수도 있지 않느냐”고만 말했다. 검찰은 또 “법원이 공개하라고 결정한 특본의 김 변호사 진술조서 내용에도 황 장관 이름은 없는 것 같더라”며 “그래서 공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고 말했다.

수사 당시 정식 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진술을 받았다면 기록이 남지 않았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삼성 특검은 2008년 4월 수사결과 발표 자료에서 전ㆍ현직 검찰 간부들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만약 문제의 내용이 담긴 조서만 따로 폐기했다면, 누가 왜 그런 불법을 저질렀는지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검찰이 조서가 있는데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며, 검찰이 숨기면 외부에서 밝혀내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