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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업종 간 '짝짓기 마케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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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업종 간 '짝짓기 마케팅' 뜬다

입력
2014.06.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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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고객 유치해 매출에 긍정적 평가

올 초 세탁회사 크린토피아는 KDB대우증권으로부터 화이트칼라 직장인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해보자는 이색적인 제안을 받았다. 두 회사는 협상에 성공해 지난 1일부터 크린토피아가 세탁 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옷걸이를 활용해 대우증권 상품을 소개하고 뒷면에 있는 쿠폰을 가지고 대우증권 지점을 찾아오면 3,000원짜리 와이셔츠 세탁 상품권을 나눠주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3일 “직장인 상당수가 은행보다 증권사 문턱을 높게 여기고 있어, 이들을 증권사에 오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와이셔츠 세탁을 활용해 보기로 한 것”이라며 “매달 180만명이 이용하는 크린토피아가 와이셔츠 세탁을 주요 매출원으로 하고 있고 옷걸이를 활용하면 반복 노출이 되기 때문에 광고 효과도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 고객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독특한 짝짓기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생각지 못했던 전혀 다른 영역에서 짝꿍을 찾고, 사소한 것까지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4월부터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MSD와 손잡고 암 예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MSD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등 암 예방 백신(PHV)를 맞은 사람이 ‘예방하자 암 보험’이라는 상품을 가입할 경우 월 납입액 3~7%를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암에 대한 전문 상담을 원하면 한국MSD가 추천하는 전문의에게 상담 예약을 제공해주고 있다.

서귀영 미래에셋생명 마케팅지원본부 차장은 “암 예방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암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며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 두 달 동안 비슷한 타사 상품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새 가입자를 확보할 만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대한항공과 손잡고 ‘대한항공 엑설런트 T로밍’ 상품을 내놓았다. 항공사와 통신사의 첫 제휴 상품이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미국 중국 일본을 찾는 SK텔레콤 고객에게 음성 데이터 SMS 패키지를 최대 79% 할인(요금제 가입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할 경우)해주는 혜택을 준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짝짓기는 공통적으로 ‘핀셋 마케팅’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핀셋으로 작은 물체를 콕 집는 것처럼 특정 고객을 콕 집어 그들만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매출 증대를 위해 특정 고객층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공략하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이 비교적 덜 들고 실질 구매력을 갖춘 우량고객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매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제휴사업본부 송석근 매니저는 “다양한 로밍 상품이 있지만 막상 해외 여행객, 출장자 등이 잘 모르거나 잘못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에 나가는 모든 사람이 좌석 배정이나 짐 부치기 위해 항공사 카운터를 찾기 때문에 이 곳을 적극 활용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짝짓기 상대기업들도 뜻밖의 마케팅 홍보 활동 기회를 얻게 되면서 윈윈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국MSD 관계자는 “암 예방 백신에 관심이 가장 많은 것이 30대 여성층인데다 미래에셋생명과 제휴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예방 백신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측은 별도로 1억원 어치 크린토피아 상품권을 구매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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