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텃밭 부산서 패배 땐 패닉... 野, 경기 승리 땐 수도권 전승 기대
여야는 6ㆍ4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에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일 직전까지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박빙승부다.
최대 승부처가 경기와 부산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우선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경기는 여야 모두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수도권으로서의 정치적 상징성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커졌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서울시장 선거전의 열세를 인정하는 가운데 인천을 백중열세로 보는 만큼 경기를 빼앗길 경우 수도권 전패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 수도권 전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당 차원에서 보면 새정치연합에 비해 새누리당이 더욱 다급하게 된 셈이다.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경우에 따라 경기지사 선거보다 정치적 파괴력이 더 클 수 있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패한다면야 그간의 박빙승부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겠지만, 친박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패할 경우 새누리당은 패닉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한번도 진보진영에 시장을 내준 적 없는 여권의 텃밭에서 일격을 당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이 크게 약화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패하면 박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보수층 유권자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고 나선 이유다.
여야의 승패 계산법에도 부산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이 핵심적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수도권 2곳과 부산을 내주면 그야말로 참패가 아닐 수 없다. 야당으로서는 수도권에서 2승을 챙기지 못하면 패배를 자인해야만 한다.
전반적으로도 세월호 참사 이후 ‘숨은 표’와 부동층의 최종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워 여야가 확실한 우세를 점치는 곳은 각각 4곳뿐이다.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경기ㆍ부산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9곳에서 극심한 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와 함께 인천ㆍ강원ㆍ충북ㆍ세종 등 중부권의 경우엔 사실상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부가 초박빙 접전지역이다.
새누리당은 부산에서, 새정치연합은 광주에서 각각 무소속 돌풍에 고전하는 등 여야 모두 텃밭 수성을 위협받고 있다. 여야의 텃밭이 흔들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특히 대구시장 선거 결과는 경우에 따라 또 다른 정치적 결절점이 될 수 있다. 무소속이 아니라 정통야당의 맥을 잇는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가 친박계의 성지로 여겨지는 이 곳에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대구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정치권 전체에 미칠 후폭풍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새누리당은 경합지역의 선전 여하에 따라 광역단체장 승리 가능지역을 최소 6곳에서 최대 9곳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새정치연합은 최소 6곳에서 최대 10곳의 승리를 전망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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