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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운동장서 몹쓸짓... 性범죄 대책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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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운동장서 몹쓸짓... 性범죄 대책 '공염불'

입력
2014.06.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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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2범 60대 선원 검거

학교선 아무 제지도 없어

4년만에 '김수철 사건' 악몽

학교 안전망 또다시 뚫려

대낮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 살도 안된 여아 4명이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0년 6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생이 납치돼 성폭행당한 ‘김수철 사건’ 이후 정부는 일반인 학교 출입 통제 등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지만, 학교 현장의 보안관리는 나아지지 않아 4년 전과 비슷한 사건이 재발한 것이다.

3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따르면 검찰은 4명의 여아를 성추행하고 휴대전화를 이용, 나체 사진을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선원 박모(64)씨를 지난달 13일 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지난 4월 26일 낮 12시께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던 7세 여아 두 명에게 다가가 “자전거를 태워주겠다”고 구석진 곳으로 유인했다. 이후 박씨는 아이들을 커터칼로 위협, 옷을 벗도록 한 뒤 성추행하고 휴대폰으로 사진도 찍었다. 몇 시간 뒤 박씨는 같은 장소를 찾아가 혼자 놀고 있던 A(9)양에게 “소리 지르면 얼굴에 상처를 내겠다” 협박한 뒤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성추행했다. 이날 A양 어머니의 신고로 박씨는 운동장 주변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특수강간 등 동종 전과 2범으로 지난 4월 19일에도 또 다른 여아(9)를 학교 운동장에서 추행한 후 인근 야산으로 끌고가 재차 성추행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박씨는 학교를 드나들 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학교는 전직 경찰관 등을 채용해 활용하는 학교지킴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평일 오후에만 근무할 뿐 사건이 일어난 토요일 오후에는 학교 지킴이나 경비원, 당직 교사 누구도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교육부는 2008년 ‘조두순 사건’이나 2010년 ‘김수철 사건’ 등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취약학교에 청원경찰 배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 안심알리미 서비스 제공 ▦경비실 운영 및 학교 출입 통제 ▦CCTV설치 및 운영 개선 등 다양한 어린이 성폭력 대책을 서둘러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영암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어린이 성추행 사건은 이 같은 대책이 여전히 허점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말에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찾는 학교 운동장에 성범죄자가 활개치는 것은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도 4명의 피해아동이 나오는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해당 초등학교 한 관계자는“경찰 조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취재를 거부했다. 인근 주민인 박모(39ㆍ여)씨는“성폭력 전과자가 학교를 활보하고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는데도 학교는 모르쇠와 쉬쉬로 일관하고 있었다”면서“어린 딸을 둔 학부모들은 뒤늦게 불안에 떨고 있다”고 분개했다.

목포=박경우기자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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