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 경찰이 사고 원인 조사는 물론 병원 운영 비리와 감독 부실, 초기 대응까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장성 방화사건 수사본부는 3일 병원의 실질 이사장인 이사문(53)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야간 간호 인력 부족과 과도한 근무 편성, 환자 유치행위, 소방시설 설치·유지 등 의료법과 소방법 등의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씨와 이씨의 가족들이 적금과 보험료 명목으로 수억 원에 달하는 병원 자금을 부당하게 지급받거나 빼돌린 정황을 포착,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자매병원인 광주 광산구 효은요양병원과 장성군 보건소, 소방안전대행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효은요양병원은 불이 난 효사랑요양병원처럼 이씨가 실질적 대표로 있는 곳으로 경찰은 병원 운영상의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병원 간호사 2명이 서류 등 증거물을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숨기려다 적발돼 긴급 체포됐다.
아울러 경찰은 장성군 보건소가 불이 난 별관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도 않고 소방 관련 등 항목에 모두 ‘이상 없다’고 허위로 점검표를 작성한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보건소 관계자들을 소환해 점검을 소홀히 해 화재를 막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허술한 관리실태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병원 측과 유착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환자 결박을 확인한 경찰은 결박 사실을 부인한 담양소방서장과 소방관, 병원 관계자들을 소환해 대질조사를 통해 발언 배경과 유착관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구속된 방화 피의자 김모(82)씨의 행적이 담김 6분여 분량의 CCTV 화면도 공개했다. 화면에는 김씨가 환자복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를 팔에 끼고 또 다른 물건을 손에 쥔 채 3006호로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장성=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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