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소문이 나돌 때마다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해오던 삼성에버랜드가 결국 내년 1분기 상장된다. 자연스레 세간의 관심은 삼성 오너 일가 부의 증가에 쏠리고 있다.
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 회장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가치는 상장 이후 최소 2조7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 현대가 일원인 KCC가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인 182만원을 적용할 경우 ▦이 부회장(삼성에버랜드 주식 62만7,390주) 1조1418억원 ▦이부진(20만9,129주) 사장 및 이서현(20만9,129주) 사장은 각각 3,806억원 ▦이건희(9만3,068주) 회장은 1,694억원 등으로 지분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상장 계획 발표 직후 장외시장에서 삼성에버랜드 주식 호가는 200만원을 넘어섰고, 상장 후 추가상승여력이 충분해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쉽게 추정하기 어렵다.
이들 지분은 1996년 당시 발행됐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에 사들인 것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당시 이 부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입 금액은 약 48억3,000만원 정도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18년 만에 최소 240배의 투자이익을 올린 셈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삼성에버랜드 CB를 16억1,000만원에 매입해 역시 큰 투자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투자이익을 당장 실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삼성그룹 측은 “삼성에버랜드는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장이 되더라도 이 부회장이 지분을 팔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른 가족들도 지분 가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차익을 얻기 위해서 현금화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삼성에버랜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31일 기준, 삼성에버랜드 소액주주는 모두 17명(지분율 3.74%)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액주주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5년말 공개됐던 총 32명의 삼성에버랜드 주주 가운데 오너일가를 제외한 주주는 모두 16명으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큰 사위인 조운해(0.08%) 강북삼성병원 이사장 및 넷째 사위인 고 이종기(0.48%) 전 삼성화재 회장 2명과 조우동(0.52%) 전 삼성중공업 회장, 송세창(0.31%)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 이수빈(0.06%) 삼성생명 회장, 소병해(0.1%)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 등 14명의 삼성그룹 당시 고위 경영진이 대다수 포함됐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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