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경찰서는 처방전을 위조해 마약성분이 있는 의약품을 사서 복용한 혐의(사문서위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로 전직 간호조무사 박모(33ㆍ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또 박씨의 범행을 도운 현직 간호사 최모(34ㆍ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성형외과 처방전을 거짓으로 작성해 비만치료제로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푸링’ 1,260정을 구입, 복용한 혐의다.
조사결과 박씨는 모 성형외과에 근무하는 과거 동료 최씨로부터 환자명과 처방 내용이 적혀있지 않은 성형외과 처방전을 받았다. 비보험 약품인 푸링은 처방, 구입내역이 건강보험공단 전산기록에 남지 않고, 성형외과 처방전은 보통 손글씨로 작성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박씨는 이 처방전에 남편 남모(35)씨와 친구인 안모(35ㆍ여)씨의 이름을 적어 넣은 후 약국에 제출, 푸링을 구입했다. 남씨와 안씨는 푸링을 받아 복용할 목적으로 이름을 빌려줬고, 실제로 박씨가 처방 받아온 푸링 중 일부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푸링은 마약으로 분류된 ‘펜티메트라진’이 다량 함유된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과다 복용하면 환각증상이 나타나는 관리대상 약품으로 ‘1회 1정, 1일 2회 복용’ 처방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한 박씨는 ‘1회 3정’ 등 원칙보다 많은 양의 처방으로 약품을 구입했고, 이를 의심한 약사가 신고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결혼 후 찐 살을 빼기 위해 푸링을 복용했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마른 체형이었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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