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 중인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막바지 ‘박근혜 마케팅’에 올인, 부동표에 호소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눈물’과 ‘웃음’ 등 상반된 얼굴의 사진이 두 후보 선거 현수막에 각각 내걸리면서 시민들도 선뜻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다.(사진)
박근혜 마케팅은 김 후보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에서 비롯됐다. “민주화와 산업화의 가치가 동시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김 후보는 경북도청 이전 부지에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비슷한 규모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아예 한 발 더 나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김 후보는 2008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공식에 참석, 당시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이던 박 대통령과 귓속말을 하면서 웃는 사진을 현수막에 내건 것이다. 문구도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라고 썼다.
여기다 김 후보는 대구의 각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공보의 홍보유인물에도 이 사진을 올리면서 박근혜마케팅은 새누리당의 전유물이라는 공식이 깨져버렸다.
김 후보에게 허를 찔린 권 후보는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달 31일부터 반격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대구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문구에다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을 게재, 세월호 정국으로 코너에 몰린 박 대통령을 대구가 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권 후보 측은 “박 대통령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웃는 모습의 사진을 현수막에 내건 김 후보에 대해 시민들이 불쾌해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권 후보 측의 평가와는 달리 박근혜마케팅에서 효과를 본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 김 후보 측은 이달부터는 박 대통령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고 대구 전역에 가덕도 신공항 현수막을 내걸었다.
‘가덕도 신공항 막겠습니다. 대구 자존심 지키겠습니다’라는 현수막으로 새누리당 가덕도 회의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이에대해 권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이 웃는 현수막을 걷어낸 것만 봐도 현수막 전쟁의 승리자가 누군 지 명확해졌다”며 박근혜마케팅의 승자임을 자신했다.
눈물의 박근혜와 웃음의 박근혜가 4일 누구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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